[사람과 화제]정신보건 사회사업가 정선영씨

  • 입력 1997년 3월 5일 08시 02분


[윤종구기자] 정신분열증발병 입원 퇴원 사회적응실패 재발병 재입원 퇴원 재입원…. 정신병을 앓는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고통의 악순환이다. 정신보건 사회사업가 정선영씨(34)의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있는 아파트는 바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곳이다. 이 곳엔 병원이나 수용소와는 다른 편안함이 있다. 『환자의 회복과 사회적응을 위해서는 가정적인 분위기가 절실해요』 흔히 사회복지사로 불리는 정신보건 사회사업가는 국내에 1백80여명이 있다. 퇴원한 환자들의 사회적응을 도와주는 전문직이다. 그러나 아파트를 재활공간으로 쓰는 복지사는 정씨 뿐이다. 정씨의 아파트에는 7명의 사회복지사가 출퇴근하며 함께 일한다. 3개월에서 3년에 걸친 이곳 재활프로그램을 마친 사람은 이제까지 모두 25명. 이들중 한사람도 병원에 재입원한 경우가 없단다. 평균 재발률이 80%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이곳의 복지사 한명이 담당하는 환자는 1, 2명이 고작이다. 아파트 내에서의 상담은 물론 함께 밖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연습, 쇼핑방법 등 사회적응훈련을 맨투맨식으로 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을 전공한 정씨의 남편 김영진씨(34)는 환자상담을 많이 도와준다. 『정신병 환자들에게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발병초기에 의사와 복지사, 보호자가 함께 치료에 매달리는 거죠. 감추려고만 하면 오히려 병이 깊어질 뿐입니다. 무엇보다 이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회분위기가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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