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애인직업학교 수료 윤태석씨

  • 입력 1997년 2월 27일 19시 57분


[이기홍 기자] 『양손을 다 쓸 수 있으면 훨씬 빨리 할 수 있을텐데…. 조금 느리고 힘은 들어도 건강한 사람들보다 더 정교하고 튼튼하게 만들 자신이 있어요』 26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산하 일산직업학교 수료식에서 고양시의회의장상을 수상한 尹泰錫(윤태석·25·경북 영천시)씨는 불과 4년전까지만 해도 고향에서 태권도 사범을 했던 건장한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 93년2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성마비장애인(2등급)이 됐다. 그후 2년여동안 수없이 자살유혹을 느꼈을 정도로 방황했다. 『이대로 인생을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더군요』 윤씨는 지난해 3월 일산직업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강의는 오후 5시에 끝났지만 기숙사에서 거의 매일 자정까지 목칠공예 기술(가구나 목공예품을 조각하고 검사하는 분야)을 익혔다. 움직이지 못하는 왼손은 놔두고 오른손만으로 보조구를 사용해가며 땀을 흘렸다. 마침내 9개월만인 지난해 12월 목칠공예 2급 기능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자신감만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살겁니다』 윤씨는 최근 경기 남양주시 영창산업에 취직했다. 아직은 수습사원의 신분이지만 앞으로 기사 기능장을 거쳐 우리사회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목칠공예의 「명장(名匠)」이 되겠다는 포부를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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