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대형차량]영국,대형차 안전 엄격규제

  • 입력 1997년 2월 24일 20시 22분


[런던〓김희경 기자] 지난달 7일 오전 런던의 도시고속도로인 M4 도로. 왕복 1시간씩 도로를 달려봤지만 대형화물차들이 승용차를 앞지르거나 소형차량 뒤에 바짝 붙어 빨리 달릴 것을 재촉하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승용차들이 달리는 1차로로 주행하는 화물차도 없었다. 화물차 5대를 무작위로 골라 시속 80㎞를 넘기지 않고 뒤를 쫓아 달려봤다. 화물차들이 속도를 내 간격이 벌어지는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영국에서는 대형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비율이 일반 차량보다 낮다. 교통부가 95년 한햇동안 차종별로 1억㎞당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 발생비율을 조사한 결과 3.5t이상 화물차량의 경우 11%로 나타났다. 일반 차량은 14%. 92년 8월부터는 대형차량의 과속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됐다. 총중량 7.5t이상의 모든 신규등록 화물차에 최대속도가 시속 60마일(96㎞)을 넘지 못하도록 고안된 속도제한기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총중량 3.5t이상 화물차는 운행기록계를 달고 운행해야 한다. 운행기록계에 의해 과속여부 및 운전시간에 대한 검사가 진행된다. 운송거리나 화물 운반량이 아니라 일한 시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대형차량의 난폭운전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트럭운전사인 브라이언 힐스(48)는 『정부의 운전시간 규정에 따라 하루 최대 10시간을 초과해서 운전할 수 없고 한 번에 연속해서 5시간반을 초과해 운전할 수 없다』며 『무리를 해가면서 빨리 달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운전시간 규정을 어기는 운전사나 업주에게는 2천5백파운드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운전사의 면허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영국에서는 또 대형차량들이 안전하게 제동할 수 있도록 91년부터 대형화물차와 시외버스에 ABS 브레이크 장착이 의무화됐다. 교통부는 99년까지 버스를 포함, 신규출고되는 모든 사업용 차량에 ABS 브레이크를 달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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