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부끄러운 김포국제공항

  • 입력 1997년 2월 21일 19시 56분


▼ 대합실서 외국인 자리비운새 가방 날치기 ▼ 친구를 마중하기 위해 얼마전 김포국제공항에 갔다. 제2청사 1층 만남의 장소에 앉아 비행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앉은데서 몇줄 앞좌석에는 한 외국인 신사가 여행용 가방2개를 옆에 두고 앉아 있었다. 방금 입국하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신문을 보다가 잠시후 고개를 들어보니 그 신사는 자리에 없고 가방들만 놓여 있었다. 그 순간 웬 남자 한명이 나타나더니 『이 가방 주인 없죠』라고 크게 외치더니 주변 사람들에게 판단의 여지도 주지 않은채 가방들을 챙겨가지고 쏜살같이 2층 출국수속장쪽으로 올라가는 게 아닌가. 너무나 순간적으로 일어난 상황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가 재빨리 그 뒤를 쫓아가 보았지만 이미 그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1층으로 다시 내려왔더니 잠시 자리를 떴던 그 외국인이 돌아와서는 두리번거리며 가방을 찾고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 상황을 설명하고 공항내 경찰에 긴급히 신고를 마쳤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이국땅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모든 것을 잃어버렸으니 그 외국인은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안타까운 마음에 『왜 가방만 둔채 자리를 떠났느냐』고 물었더니 『이곳은 대한민국의 국제공항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허탈해 하며 실망하는 그 외국인 앞에서 나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김종설 (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2동) ▼ 에스컬레이터 바닥 파손 어린이사고 잦아 ▼ 남편의 직장관계로 일본에서 거주하는데 잠시 귀국했다가 지난 9일 일본에 돌아갈 때의 일이다. 김포국제공항 제2청사 2층에서 짐을 부치고 3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순간 네살난 작은아이가 발을 잘못 디뎌 넘어지면서 비명을 질렀다. 다가가 보니 층계와 층계 사이에 손이 끼었다. 온 가족이 어찌할줄 모르고 소리를 치며 구원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에스컬레이터를 멈춰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 상태로 얼마나 올라갔는지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국제공항에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에스컬레이터를 멈출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니. 간신히 아이의 손을 빼낸 뒤 살펴보니 에스컬레이터 바닥 톱니부분이 파손돼 어른 손가락 두개는 들어갈 정도로 구멍이 나 있었다. 60여개 계단중 30여개 정도가 모두 파손되고 금이 가 있었다. 이때문에 몇달전에도 재일교포 어린이가 똑같은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더구나 안전관리 직원도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하다. 에스컬레이터는 이물질만 끼어도 작동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 그런데 손이 끼어있는데도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는 점이 이상하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더 큰 불상사가 일어나기 전에 수리, 국제공항의 체면을 지키기 바란다. 김경희 (서울 노원구 상계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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