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캄보디아 프놈펜]사라지는 서민의발「시클로」

  • 입력 1997년 2월 20일 20시 01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는 여러 가지 교통수단이 함께 존재한다. 우선 수많은 오토바이 행렬과 그 속에 낀 자동차 그리고 시클로라는 특이한 영업용 운송수단이 눈에 띈다. 시클로는 운전자가 자전거 페달을 밟아 달리는 세발자전거 형태의 인력거로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만 구경할 수 있다. 현재 프놈펜 시내에는 약 1만여대의 시클로가 운행되면서 서민생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한 시클로에 5,6명의 가족이 타고 운전자가 힘들게 운전하는 모습이나 커다란 짐을 시클로에 싣고 가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승차요금은 거리에 따라 미화 20센트에서 60센트까지로 운전사의 하루 수입은 3∼4달러. 한달에 약 1백달러 정도여서 웬만한 도시 근로자의 수입보다 나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들면서 시클로가 푸대접을 받고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원인은 오토바이와 택시의 증가로 승객들이 이용가격은 비슷하지만 속도가 더 빠른 오토바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프놈펜 시내의 급격한 차량증가로 시클로는 이제 중요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교통소통에 방해가 되는 천덕꾸러기로 변하고 말았다. 프놈펜 시민들도 이젠 시클로가 거리에서 사라져야 될 때라고 생각하며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앙코르와트 등지에서 운행해야 좋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프놈펜 시내의 운송수단에도 서서히 변화가 닥쳐 오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현실이다. 7,8년 전만 해도 자전거택시가 있어 승객과 짐을 자전거로 날라 주었는데 최근에는 에어컨이 부착된 고급 시내버스까지 생겨 오토바이택시도 수입이 줄게 되었다고 울상이다. 한가한 휴일 오후 가까운 식당에라도 갈 때는 가끔 시클로를 이용하면서 망중한을 즐기곤 했는데 이제 서서히 사라져가는 시클로를 보니 아쉬운 생각이 든다. 윤광덕<프놈펜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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