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신생 「나래」돌풍 『해리스 덕분에』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권순일기자] 쌀밥과 불고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원주 나래블루버드팀의 포인트가드 칼 레이 해리스(27). 국내 프로농구에서 뛰고 있는 16명의 용병들중 유일하게 『쌀밥이 좋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해리스가 코트를 신바람나게 휘젓고 있다. 해리스는 5경기에서 1백56득점, 2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4승1패의 나래를 선두로 끌어올린 일등공신. 해리스의 특기는 보통선수들이 도무지 흉내낼 수 없는 동물적인 점프력. 1m83에 불과한 그가 가볍게 뛰어올라 3m5 높이의 링위로 덩크슛을 꽂아넣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 지난해 9월 해체된 산업은행과 한국은행 선수들을 주축으로 창단된 나래가 프로에서 강자로 급부상한데는 해리스라는 「숨은 진주」를 발굴했기 때문. 최명룡 나래감독은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실시된 미국용병 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해리스를 점찍은 후 고민에 빠졌었다. 테스트 결과 슈팅과 탄력은 발군이었으나 운동화를 신지 않고 잰 신장이 1m83밖에 되지 않아 과연 기대만큼 활약을 할는지 의심이 갔던 것. 그러나 지난 2일 동양과의 경기에서 첫선을 보인 해리스는 이날 49득점을 기록, 최감독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현대와의 경기에서 16득점으로 다소 주춤했을 뿐 나산전 35득점, SBS전 23득점 10어시스트, 기아전 33득점 등 갈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다. 특히 11일 벌어진 기아와의 경기에서는 고무공 같은 탄력을 이용한 슬램덩크를 4쿼터에만 3개를 꽂아넣어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 94년 미국대학랭킹 25위안에 든 프레즈노주립대(캘리포니아주 소재)에서 주전가드로 활약하다 졸업했다. 해리스는 유망주로 꼽혔으나 해마다 수천명씩 쏟아져 나오는 대학농구선수들중 50여명만 진출하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뛰지를 못했다. 농구를 그만둘 위기를 맞기도 했던 그는 95년까지 스위스 등에서 뛰었고 한국에서 프로농구선수를 뽑는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드래프트에 응시, 제2의 농구인생을 펼쳐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어머니(넬리)와 여동생(크리스탈)이 살고 있으며 아직 미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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