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감정전문가-딜러 김태형씨

  • 입력 1997년 2월 11일 20시 17분


[윤종구 기자]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는 정부에서 확인한 것만 5만여개입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겠죠. 국내에 있는 것보다 질과 양에서 더 풍부해요』 조부부터 3대째 문화재 감정과 딜러를 해오고 있는 해동고도자연구소 김태형소장(42)은 『우리 문화재의 외국반출이 수백년동안 꾸준히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제시대 이전까지는 대부분이 약탈이었죠.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약탈과 매매가 병행됐어요. 먹고 살기가 힘들면 팔고 넉넉해지면 사들이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역사적 현실입니다』 우리 문화재에 대한 반환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불과 10여년 전부터다. 하지만 그는 외국에 있다고 해서 모두 들여와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특별한 역사적 가치가 있으면 꼭 반입해야겠지만 일반문화재의 경우 외국에 있으면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는 것. 그는 어린 시절부터 보고 듣고 배운 것이 문화재에 관한 것 뿐이라고 했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본격적으로 문화재 감정에 뛰어들었다. 크리스티, 소더비 경매장 등 우리 문화재가 등장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는 딜러로서 문화재를 통한 영리추구를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화재의 가치를 돈으로만 환산하려는 것은 잘못이란다. 문화재의 가치는 학술성 시대성 예술성 등과 관계가 있지만 감정가격은 그와는 별개로 수요자의 선호도와 상품성에 따라 매겨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 문화재에 대해 그는 『국제시장에서 최상급이다. 지난해 크리스티경매장에서 청화백자가 63억원에 거래돼 깜짝 놀란 일이 있지만 조선초기 차기류나 고려청자 특상품은 수백억원에 매매되는 일도 있다』고 소개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