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초중고생,커진 체격 걸맞게 체력 길러야

  • 동아일보
  • 입력 1997년 2월 5일 2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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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 청소년들의 체격은 작은 편이다.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서 한창 자라야 할 청소년들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북한 어린이들이 섭취하는 칼로리(㎈)는 유엔기준의 35%정도에 그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지난해 8월 중부 휴전선을 넘어 귀순해온 북한군 ○○○하사는 23세의 청년인데도 키 1m60, 몸무게 42㎏으로 우리 여중생 정도의 체격이었다 ▼반면 우리 초 중 고등학생들은 최근 체격이 커지고 하반신이 길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들이 넘칠 정도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의자 침대생활을 하고 있는데 따른 후천적인 변화로 보인다. 사람 얼굴의 생김새나 몸의 크기 등은 선천적인 유전으로 결정되지만 환경에 따른 후천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96년도 학생신체검사결과」를 보면 10년전에 비해 평균키가 많이 커졌고 몸무게도 부쩍 늘었다. 고3 여학생의 평균 키가 1m60.11로 처음으로 1m60을 넘었다. 그러나 1백m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턱걸이 윗몸일으키기 던지기 오래달리기 등 6개 종목의 체력검사에서는 기록이 모두 저조했다. 체격은 커졌으나 체질과 체력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고교생 10명중 4명이 안경을 쓸 정도로 시력이 나빠졌고 표준체중의 150%를 초과하는 고도비만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영양상태는 좋아진 반면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컴퓨터 등을 이용하는데 따른 운동부족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우리 경제가 외형으로 커진 반면 속이 빈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커진 체격에 걸맞은 강인한 체질과 체력을 기르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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