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구미 「9억사기인출」1년째 단서못찾아

  • 입력 1997년 2월 5일 09시 11분


[구미〓金鎭九기자] 「한국은행을 상대로 한 9억원 사기인출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는가」. 지난해 2월17일 설연휴의 치안공백을 틈타 한국은행 구미사무소에서 가짜 당좌수표를 이용, 9억원을 사기인출해 간 사건이 1년째를 맞고 있으나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건발생 초기만 해도 경찰은 여러 정황증거로 미루어 은행직원의 직접개입 또는 공모가 없이는 9억원이라는 거액의 현금인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범인은 독안의 쥐」라며 조기해결에 자신감을 보였었다. 그러나 경찰은 은행 전현직직원 30여명 가운데 용의점이 있는 8명에 대해 그 주변인물의 재산변동사항까지 조사를 했으나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했다. 더구나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경찰은 경북경찰청의 수사진까지 가세시켰던 전담반을 최근에는 4명으로 줄여 사실상 형식적인 수사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발된」 현금 9억원은 당시 사건에 연류됐던 또다른 피해자인 대동은행에서 고스란히 변제처리했고 은행관계자들은 더이상 이 사건이 시중에 회자하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 대동은행 관계자는 『사건 발생후 은행직원들을 인사이동시키고 잃어버린 돈을 변제처리했으나 내부적으로 돈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수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며 『당시 용의선상에 올랐던 인물과 그 주변에 대해 지금도 계속 추적수사중』이라고 강변했다. 특히 경찰은 거액을 인출해 간 범인들이 반드시 사기한 돈을 사용할 것으로 보고 거액의 뭉칫돈이 풀릴 경우 우연찮은 기회에 의외로 쉽게 범인을 검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설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범인들이 대동은행 구미지점에서 보관중인 당좌수표를 빼내 가짜인장을 찍은 뒤 한국은행 구미사무소에서 1만원권 현금 9억원을 사기인출해 간 희대의 이 사건은 해결여부를 떠나 수사기관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연구해야 할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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