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당진제철소 경비관리팀조장 최상국씨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당진〓지명훈기자]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최상국 경비관리팀조장(44)은 지난달23일의 이 회사 부도 이후 눈코뜰새 없이 바쁘고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정문경비와 방문객 안내, 납품 출하차량 검색이 주업무지만 부도 이후 자금관리단 채권은행단 대책반 진상조사단 등 생소하기만한 방문객들이 밀려들고 대금과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운송업자와 일용직 근로자들의 정문시위가 계속됐기 때문. 『특히 시위대와 밀고당기는 것은 정말 괴로웠어요』 이 일터에 생계를 걸고 함께 일하던 이웃집 형님 친구들과 몸싸움을 벌여야 했던 일이 지난 며칠사이 가장 가슴 아팠다. 그가 당진제철소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5월. 매립공사가 막 끝난 황량한 벌판에 제철소 건설을 위한 말뚝이 띄엄띄엄 설 때였다. 당시 정태수총회장은 1주일에 3,4일은 최씨가 근무하는 정문 부근 막사에서 숙식을 하며 현장을 지켰다. 그래서 최씨는 함께 소주를 마실 기회도 있었던 정씨를 정치권 로비의 귀재등으로 보다는 그저 소탈하고 일에 열중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단다. 그는 많지않은 봉급이지만 양식장도 하고 농사도 곁들이면 2남2녀 자녀의 교육비도 그럭저럭 댈 수 있어 제철소 경비일에 잔뜩 재미를 붙이고 있던 차에 부도 소식에 접했다. 『정치적인 흑막이 어떻느니 몇조원이 어떻게 되느니 하지만 저는 그저 회사가 평상을 되찾아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고 얼마 안되지만 밀린 월급을 받아 설 제상이나 예전대로 차릴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최씨의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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