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8일자 국제면(12면)에 실린 사진을 보고 충격과 분노를 가눌 길 없었다. 대만의 반한(反韓) 우익단체가 대북 주재 한국대표부 건물 앞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허수아비를 우산으로 때리고 태극기를 달걀로 얼룩지게한 사진이었다.
지난 25일에는 서울에 있는 대만 대표부 앞에서는 우리나라 환경단체 회원들이 대만 국기와 이등휘 총통의 허수아비를 불태운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 북쪽 국토에 핵폐기물을 수출하려는 대만의 비인도적인 처사를 규탄하고 막으려는 것은 우리가 당면한 긴급과제이자 우리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방법에 있어 꼭 외국의 국기와 국가원수를 화형하여 그 나라 국민을 자극하고 분노케 해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대만은 우리가 중국과 수교하기 전까지 함께 힘을 모아 공산체제와 대치한 믿음직한 우방이 아니었던가. 과격과 급진이 순리와 정도를 그르치는 것을 흔히 본다. 더구나 국제관계에 있어 극단적인 언행은 삼가야 한다.
이번 일은 양국의 정부차원에서 외교적인 방법으로 수습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행여 국민감정을 해치는 민간인끼리의 과격한 행동으로 분쟁이 더이상 확대돼서는 결코 안되겠다. 우리 환경단체가 뒤늦게나마 대만 국기 등을 불태운 데 대해 사과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장 재 철(광주 서구 쌍촌동 949의 1 코스모스아파트 1동 20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