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IISS「전략문제논평」]이란 6월大選 3파전 돌입

  • 입력 1997년 1월 26일 20시 07분


이란은 통상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정권으로 특징지워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정권치고는 정치엘리트들간에 상당한 정치적 경쟁이 존재하는 나라다. 이슬람 공화국의 기본적인 요소들은 여전히 엄격히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9년 아야툴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사망 이후 세갈래 분파간의 경쟁이 존재해왔다. 지난 92년과 96년의 두차례 의회선거를 통해 알리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대통령을 필두로 한 실용주의자들의 위치가 사법부 지도자이자 실무행정수반인 아야툴라 세예드 알리카메네이의 보수주의자들이나 호메이니를 추종하는 과격주의자들의 위치를 능가할 정도로 공고해졌다. 라프산자니는 헌법상 오는 6월 대통령선거에서 세번째 출마가 금지돼있다. 호메이니 이후의 새로운 지도자들은 각기 승리를 위해 연합세력을 만들어야 하고 자신들의 통제하에 있는 세력에 대해서는 장악력을 보다 공고히 해야만 한다. 이같은 경쟁을 통해 나타나는 결과는 라프산자니대통령이 추진해온 개혁정책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고 또한 이란이 미국의 이중봉쇄정책에 맞설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동안 과격 보수 실용주의 등 3개의 주요세력들이 지배권 장악을 위해 겨뤄 왔다. 과격주의자들은 호메이니의 이데올로기와 극단적인 경제 및 외교정책들과 가장 가깝게 연계된 세력이다. 80년대 대부분을 잠잠하게 보냈지만 이들은 강력한 수장(首長)제도와 빈민 우대의 강력한 통제경제의 옹호자들이다. 보수주의자들은 원래 경제성장에 1차적 목적을 둔 사람들끼리의 광범위한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결속력이 약한 연합세력이다. 이들은 이란혁명의 핵심으로 간주되고 있는 종교적 사회적 유산을 버리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상인계급의 공개적인 옹호자들인 이들은 고위 또는 중간계층의 많은 성직자들과 가깝게 일하고 있다. 반면 실용주의자들은 시장주의적인 개혁과 사유화, 공개적인 투자정책, 외국원조 도입, 서방과의 보다 긴밀한 유대 등을 옹호하고 있다. 그들은 사기업종사자 중간계층 행정관료조직 등으로부터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은 오는 6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라프산자니대통령을 당수로 하는 「건설의 역군들」이라는 정당의 설립을 발표, 이란이 공식 정당정치로 향하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선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지금 대통령을 꿈꾸는 주요인사들은 자신들의 현위치를 대통령직 출마를 위한 발판으로 이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보수주의나 실용주의 집단이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보수주의의 선두주자인 나테크 누리 국회의장은 국회의장에서 대통령으로 뛰어오른 라프산자니의 전례를 밟고 싶어한다. 실용주의 후보자들중에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사람은 라프산자니의 가까운 동지이자 제1부통령인 에브라힘 하비비, 정력적인 스타일의 테헤란시장 골람호세인 카르브스치, 이란의 최장수 외무장관인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 등이다. 후보자들간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라프산자니 집권하에서 채택된 정책들의 기본틀은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이란의 유동적인 정치상황과 어느 파벌도 독보적 위치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격주의자들도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리·런던〓李進寧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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