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 보트피플 대책 급하다

동아일보 입력 1997-01-23 20:34수정 2009-09-27 06:4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金慶鎬(김경호)씨 일가 등 17명이 극적으로 북한을 탈출, 서울에 온 지 40여일만에 김영진씨 일가족 등 두가족 8명이 다시 자유의 품에 안겼다. 이 두가족은 40일동안 중국대륙과 홍콩을 거쳐 서울에 온 김경호씨 일가와는 달리 10개월동안 중국에서 헤매다가 밀항선을 타고 귀순하는데 성공했다. 이 두가족의 처절했던 탈출여정은 굶주림으로 기본적인 삶조차 영위할 수 없는 북한사회의 현실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현재 해외체류 탈북자는 1천명에서 1천5백명에 이르며 그중 약 5백명이 귀순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부는 국제형사범죄자 등 귀순 부적격자들은 제외, 선별수용을 원칙으로 하면서 가급적 귀순편의를 제공해 주고 있다. 또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1백억원을 들여 올해부터 3년간 5백명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탈북자 보호시설도 건설중이다. 그러나 이번 북한주민 두가족 8명의 탈북여정이 말해주듯 아무리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해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탈북자들의 안전 귀순과 정착에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 특히 정부가 탈북자처리과정으로 구분한 발생입국단계 보호관리단계 배출정착단계중 첫단계인 발생입국단계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하겠다. 김영진씨 일가족은 귀순을 위해 북경(北京)주재 한국대사관의 문을 몇차례 두드렸으나 거절당하고 마침내는 죽음을 각오하고 해상 탈출을 감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등과의 외교적인 문제가 간단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귀순희망자들에게는 한국대사관의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귀순적격자로 선택될 수 있는 기회마저 봉쇄될 경우 김씨 일가족과 같은 해상탈출 사태는 앞으로도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한반도의 지형상 바다는 북한주민들이 누구나 유혹을 느끼는 탈출로임이 분명하다. 해상탈출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김씨 일가족 등 8명은 30여시간의 항해 끝에 우리의 무인도인 북격렬비열도에서 구조됐다. 동남아 해상의 베트남 난민들처럼 탈북동포들이 인근 바다 여기저기에서 사투를 벌이며 헤맬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북한은 연초 신년공동사설에서 「먹는 문제해결」을 최우선과제로 내세웠지만 올해도 약 3백만t의 식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굶주림때문에 북한을 떠나는 사람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은 외부의 식량원조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농업의 경영방식을 개혁하여 생산에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현재의 집단농업 방식으로는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