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싱가포르]교통전문가 설재훈씨가 본 싱가포르

  • 입력 1996년 12월 24일 20시 36분


싱가포르는 영국식 도로교통체계를 도입하고 싱가포르식 엄중처벌제도를 운영해 교통 선진국이 됐다. 싱가포르 도로체계는 일방통행이 많고 차로수가 갑자기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일 없이 일정하게 균형을 맞춤으로써 차량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나도록 하고 있다. 운전자가 잘 모르고 사고를 내는 일이 없도록 교통표지판이 잘 정비돼 있다. 교통위반 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매우 엄격하다. 공중도덕 위반자에 대한 벌금 부과 등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는 영국의 선진화된 도로교통시스템을 그대로 본받아 도입한 동시에 영국보다 5∼10배정도 강력한 벌금 및 벌점제도를 고안,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사례로부터 우리가 배울 점은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사고가 나지 않게끔 도로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점과 위반자에 대해 보다 엄격한 처벌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도로체계의 정비를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일본 등 우리 실정에 맞는 선진국을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아 우리나라 도로체계의 결함요인을 분석 개선해나가야 한다. 특히 관련 부처가 합동으로 일을 추진해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위반자에 대한 처벌제도는 교통질서가 정착될 때까지 철저한 단속과 처벌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피해자 구제를 소홀히 하고 가해 운전자를 관대하게 처분하는 등 거꾸로 가는 우리의 교통 안전대책은 재고돼야 한다. 전국민의 77%가 중국인으로 이뤄져있는 싱가포르도 처음부터 질서를 잘 지키고 규칙을 준수하는 나라는 아니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없이 위반자를 엄중 처벌하는 싱가포르 정부의 굳건한 의지, 위반자들이 내미는 뇌물을 거부하고 청렴한 정신과 엄정한 법집행을 지키는 싱가포르 경찰의 직업의식 등이 싱가포르를 미국 독일에 버금가는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만든 것이다. 교통 위반이 많고 사고 역시 많은 우리나라가 교통 안전 선진국이 되기 위해 다시 한번 음미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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