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마지막…」펴낸 신채호선생 며느리 이덕남씨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7분


「金次洙기자」 『단재 신채호선생에 관한 연구논문과 전기중에 흥미위주로 왜곡된 것이 더러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능력이 부치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전기를 쓰기로 마음먹었지요』 최근 「마지막 고구려인 단재 신채호」(동현출판사 간)를 펴낸 단재의 며느리 이덕남씨(52)는 단재의 사상과 행적등을 올바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그래서 이번에 전기를 쓰면서 단재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기 위해 애를 썼다고 말했다. 그동안 집안에서 수집한 자료를 활용하는 한편 서원대 김정기교수에게 감수와 고증을 받았고 시인 도종환씨 등의 도움으로 문장을 다듬었다. 이씨는 특히 역대 독재정권이 단재의 무정부주의를 공산주의로 몰아붙이는 바람에 아직도 단재의 민족주의와 독립투쟁을 소영웅주의로 보는 시각이 남아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단재의 며느리이긴 하지만 이씨는 시아버지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 이씨가 단재의 아들 신수범씨(91년 작고)와 결혼한 것은 67년이지만 단재는 38년에 이미 옥사했기 때문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남편이 단재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결혼한지 6년이 지난 73년 단재의 소설 「용과 용의 대격전」 원고를 일본을 통해 입수했는데 당국에서는 불온문서라면서 남편을 추적했어요. 남편과 함께 도망다니면서 제가 단재의 며느리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이씨는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단재 기념사업에 열정을 쏟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단재의 후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마련한 13평짜리 아파트마저 기념사업을 위해 팔아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경기도 화성에 있는 언니집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지만 부끄러움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 이씨는 『신채호선생은 지나간 역사속의 한 인물이 아니라 민족정신을 건실하게 떠받치는 튼튼한 기둥으로 살려내야 한다』면서 『이번에 쓴 전기는 청소년들에게 단재의 애국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8일 동아일보의 후원과 민간주도로 청주에 단재동상이 세워진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국내외에 흩어져있는 단재관련 자료 수집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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