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주말차량전용제 신중 기해야

  • 입력 1996년 12월 9일 20시 24분


▼자동차는 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도시의 아황산가스나 먼지 오염은 크게 개선됐으나 차량에 의한 질소산화물 오염은 그대로다. 서울의 경우 차량이 차지하는 오염물질 배출량도 85년에 전체의 25%정도였으나 작년에는 81%나 됐다. 45만대였던 서울의 자동차가 10년 사이 2백15만대로 늘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환경부는 최근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환경보전위원회에 이 오염의 「주범」을 잡기 위한 방안 하나를 내놓았다. 토요일과 일요일만 운행하는 전용 차량을 정해 자동차세와 보험료 주차료 등을 낮추는 특별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환경부의 고심(苦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아직은 착상단계로 건설교통부나 내무부 등 관련부서와 협의를 거쳐야 할 사항이며 또 그 실효성에도 의문이 적지 않다 ▼우선 주말차량의 지정이나 혜택부여, 위반차량단속 등 행정적 처리가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일주일중 5일동안 주차해놓아야 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주차공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당장 생각나는 문제점들만 해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차량통행을 제한하기 위한 혼잡통행료징수나 1가구 2차량에 대한 중과세제도조차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차량소유자들의 상식에 호소하는 것도 별로 효과가 없을 것같다. 서울 강남 어느 아파트단지의 경우 가구별 차량대수 조사결과 6대까지 갖고 있는 집도 있었다. 자기돈으로 구입한 것이기는 하나 그 가족 모두가 「나홀로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은 보기에도 민망하다. 그러나 다 필요해 산 것이라면 할말이 없다. 이런 판국에 또 주말차량 제도라는 것이 도입되면 혼란만 더해질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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