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CNN방송 창립자 테드 터너

  • 입력 1996년 11월 24일 01시 38분


「朴來正기자」 세계 뉴스시장의 패권을 놓고 루퍼트 머독과 치열한 입씨름을 벌이고 있는 테드 터너 미국 CNN방송 창립자(58)가 22일 이번엔 유엔무대에서 머독은 물론 미국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터너는 22일 「TV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유엔에서 열린 5개대륙 방송사 간부회의 연설에서 바로 옆에 자리한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 사무총장을 가리키며 『이처럼 훌륭한 사람의 재선을 반대하는 미국은 누구인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터너는 이어 자신이 사랑하는 유엔에 미국이 14억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는 사실을 지적한 뒤 자신이 이 채무를 갚고 대신 추후에 미정부를 상대로 돈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했었다고 털어놨다. 그의 연설 첫부분이 「파격」(破格)으로 흐르자 회원들 사이엔 『브라보』라는 외침과 함께 박수가 우뢰처럼 터져 나왔다. 「신바람이 난」 터너는 계속해 『나는 민주주의와 다수결의 원칙을 신봉한다』고 전제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움직여온 영국마저 「이 사람」의 재선을 지지하는 마당에 미국은 거부입장을 포기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터너의 세번째 부인인 유명 여배우 제인 폰다(58)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진실을 빨리 인식하고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는」인물. 40세 때까지 뉴스라곤 채 1백시간도 보지 않은 사람이 뉴스제왕으로 불리는 것이나, 여성편력이 심한 극우주의자가 폰다와 살림을 차리면서 열렬한 반전(反戰)주의자로 돌아선 것 등이 이를 잘 말해준다. 그러나 그가 열변을 토하며 주장한 유엔의 이상에 대해 정작 CNN은 역기능을 수행했다는 지적이 많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 후세인대통령의 주장을 여과없이 내보낸 공정성에도 불구하고 구미의 시각을 일방적으로 전세계에 전달하는 데 있어서 다른 4대 통신이 밟아온 전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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