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일본의 對중국 관계개선

  • 입력 1996년 11월 15일 20시 32분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일본 하시모토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한뒤 대(對)중국 관계개선 문제가 양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지난 89년 천안문사태 이후 중단돼 온 美中 수뇌의 상호 방문을 내년부터 재개할 움직임이다. 일본은 중국의 핵실험 강행으로 동결했던 엔차관공여와 무상경제원조를 곧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美日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일견 어깨를 굳게 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본은 뒤켠으로 뭔가 상당히 초조한 빛이다. 우선 미국에 앞서 수뇌의 상호방문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더구나 美中 사이에 올해안으로 모종의 중요한 합의가 돌출돼 나올 것이라는 정보가 연속 흐르면서 일본은 「머리 위」로 美中 양국이 떠다닐 가능성이 크다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江澤民(강택민)중국국가주석이 표면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21세기의 건전한 관계 구축」만이 美中 관계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 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만의 비밀스런 약속이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외교가를 지배하고 있다. 이런 전망속에는 갈수록 매끄럽지 못한 중국―북한간 문제도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이달말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는 각국이 동맹 또는 교류협력관계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APEC는 각국이 색다른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중간점검 성격이 강하다. 이런 점에서도 중국을 둘러싼 국제정치의 새 변화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윤 상 삼<동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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