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시간의 향기(상·하)

  • 입력 1996년 11월 13일 20시 42분


「金璟達기자」 「이광석 지음」 세속현실을 뛰어넘는 진리를 찾고자 노력했던 한 남성의 구도성장기와 그 과정에서 이성과의 관계 등을 그린 자전적 장편소설. 근대 한국의 시련기에 활약한 한 고승의 후신으로 일제시대에 태어난 주인공 이상훈은 초등학교시절 광복을 맞는다. 그는 어린시절 영특함을 인정받아 주위의 주목을 받고 이웃의 부잣집 딸 윤정과 의누이를 맺고 비교적 유복하게 자라나 수려한 용모의 청년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명문대를 마치고 고시공부를 위해 부산 범어사를 찾아간 상훈은 우연히 미망인이 된 세살 위의 의누이 윤정과 관계를 맺게 되면서 인생행로가 변하기 시작한다. 결국 고시에 낙방한 그는 수도자가 될 결심으로 전국 곳곳의 절을 전전하지만 번번이 뛰쳐나오고 만다. 그 과정에서 상훈은 그를 데릴사위로 삼으려 하는 한 보살의 손에 이끌려 갔다가 모녀가 서로 그를 탐해 곤욕을 치르는 등 「남다른 여난」을 겪는다. 이후 다섯명의 여자가 그의 자식을 낳게 되는 기구한 현실을 맞는다. 마침내 그는 남쪽지방에 천해원이란 사회복지시설을 마련하고 굴곡많았던 세상을 뒤로 한 채 선(禪)공부에 정진한다. 시인 고은씨는 이 작품에 대해 『작가의 단순한 자기폭로만이 아니라 이 세상의 내부와 외부의 관계를 해체하는 경우 만들어지는 일종의 자기해방이 엿보인다』고 평했다.<리뷰엔리뷰·6,500원> 저자는 이 작품을 처녀작으로 전업작가의 길에 나선 늦깎이 작가. 교회 청년회장과 승려생활, 고교 교사와 회사 임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저자는 자세한 약력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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