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一民 펠로 선정돼 유럽연수가는 연극인 이윤택씨

  • 입력 1996년 11월 9일 20시 52분


「金順德기자」 『지금까지 「문화게릴라」로 불리며 기존 문화장르의 실험, 해체에 몰두했지만 이제는 연극의 원형을 파고들 계획입니다』 일민문화재단이 실시하는 「일민 펠로」로 선정돼 12일 러시아 그리스 등으로 연극 연수를 떠나는 이윤택씨(44·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이번 기회를 「이윤택 연극의 새로운 10년」을 모색하는데 할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달간 유럽에서 체류하며 선진 연극을 치밀하게 탐구할 계획이다. 러시아 사실주의연극의 진수, 그리스정극의 원형, 영국의 정통 셰익스피어연극을 연구하며 우리 연극의 좌표를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포부다. 『탄탄한 구성과 성격보다는 이미지, 볼거리에 치중한 연극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언어와 주제가 제거된 연극이 판을 치고 있는데 이는 이성과 감성이 사라진 세상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앞으로 이씨가 추구할 연극은 「연극의 원형을 추구하는 연극」 「언어가 살아있는 연극」이다. 「오구―죽음의 형식」 「산씻김」 「문제적 인간 연산」 등을 연출하며 전통과 현실의 충돌, 재해석을 모색해온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는 그동안 타고난 열성과 예술감각으로 연극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다. 52년 부산에서 태어나 뷔히너의 희곡 「보이체크」의 마지막 대사 『달려라 달려라 백마야』를 화두처럼 품고 게릴라다운 활동성을 보여온 그는 86년 연희단거리패를 차리기 전까지 술집웨이터 우체국서기보 염색기사 신문기자 시인 등 다양한 직업을 섭렵했다. 그는 내년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열리는 「97 세계연극제 서울/경기」의 예술감독도 맡고 있어 우리연극의 세계화를 위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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