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피해」회사 배상책임…서울지법 판결

입력 1996-11-03 20:36수정 2009-09-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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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로 인한 근로자의 피해에 대해 기업측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법원이 근로자의 과로사 등에 대한 산업재해보험청구소송 등 행정소송에서는 질병의 업무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해 왔으나 민사상 손해배상에 있어서는 기업측의 책임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던 관례를 깬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지법 민사69단독 金永壽판사는 2일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뇌출혈을 일으켜 전신마비의 장애를 입은 裵병철씨(48)와 가족들이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회사측은 裵씨 등에게 모두 1억6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판결을 내렸다. 金판사는 판결문에서 『회사측은 퇴직 등으로 축소된 부서의 인원을 제때 충원하여 주지 않아 裵씨가 과중한 업무를 계속하도록 하고 특별진단 등을 통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등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만큼 회사측은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그러나 『裵씨도 내성적인 성격으로 평소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사고당일 휴식을 취하는 대신 동료들과 카드놀이를 해 피로를 가중시킨 만큼 60%의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9년에 입사, 이 회사의 해양사업본부 견적부 차장으로 근무하던 裵씨는 지난 89년 과중한 업무와 잦은 해외출장 등으로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카드놀이를 하다 뇌출혈로 쓰러졌으나 회사측이 『업무상의 재해가 아니다』라며 산재신청에 협조하지도 않고 자신을 해고하자 소송을 냈었다.〈申錫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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