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골프게이트」악몽…대선길목 『곤혹』

입력 1996-11-01 20:18수정 2009-09-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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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선거를 코 앞에 두고 골프로 망신을 톡톡히 사고 있다. 이름하여 「골프게이트」. 요점은 그가 정직하지 못하게 골프경기를 한다는 것인데 공화당 사람들은 이거야 말로 「워터게이트」못지 않은 스캔들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워싱턴 타임스지는 31일 클린턴의 골프 실력을 1면 주요기사로 다뤘다. 드라이버를 쥔 대통령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함께 실린 이 기사의 제목은 「멀리건의 귀재」. 골프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얼굴이 화끈거릴 제목이다. 멀리건(mulligan)이란 티업에서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아 볼이 바로 앞에 처박히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사람에게 한번 더 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골프경기의 한 관행. 아마추어들의 경기에서는 가끔 멀리건을 주고 받지만 반칙이다. 아마추어라도 룰에 엄격한 사람들은 멀리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멀리건의 귀재」란 말은 상습적으로 한 경기에서도 몇차례씩 멀리건을 쓴다는 얘기인데 골퍼로서는 매우 모욕적인 말이다. 클린턴은 그렇지않아도 대통령으로서의 정직성이 늘 문제가 돼 왔던 터였다. 심하게 말하면 골프도 정직하게 못치는 사람이 무슨 대통령이냐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타임스지는 이와 함께 클린턴이 퍼팅과 스트로크도 속이거나 제멋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증인」까지 내세웠다. 지난달 중순 뉴멕시코대 링크에서 클린턴의 플레이를 지켜보았던 골프 칼럼니스트 댄 뷰크리치에 따르면 클린턴은 퍼팅을 실수하자 한 차례 퍼팅을 더 했다는 것. 이보다 앞서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아료요 델 클럽에서 경기를 할 때는 한번 친 볼이 잘 맞지않자 다시 여러 차례 쳤다고 한다. 클린턴은 평소 80타정도를 친다고 말해왔고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80타를 깨고 70타로 들어섰다고 자랑까지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타임스지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풍차가 뒷바람을 보내주고 홀이 고래입같은 미니 골프코스에서나 80타를 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타임스지는 물론 클린턴을 옹호하는 견해도 실었다. ABC의 골프규칙 해설가 프랭크 해니간은 『대통령의 스코어가 조금 과장됐을 수 있으나 보통사람이면 누구라도 경기중에 그쯤은 한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이 악의적으로 속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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