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닝 3이닝 무실점, 위트컴 첫 홈런… 오릭스 평가전 승리후 도쿄 입성
연이틀 홈런 김도영 “목걸이 덕분”… 선물 준 안현민도 9회 쐐기 대포
한국 WBC파워랭킹 7위… 일본 1위
한국 야구 대표팀 4번 타자로 나선 안현민(가운데)이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평가전에서 9회초 쐐기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전세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5회 역시 홈런을 날린 셰이 위트컴(왼쪽)이 안현민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이 세리머니는 “전세기를 타고 WBC 8강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작은 사진은 동갑내기 안현민이 선물한 붉은색 비즈 목걸이 2개를 목에 건 김도영 모습. 오사카=게티이미지·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어머니의 나라 ‘코리아(KOREA)’를 가슴에 새긴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데인 더닝(32·시애틀)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공식 평가전 첫 승리를 안겼다. 한국 대표팀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의 평가전에서 8-5로 승리했다. 대회 두 번째 공식 평가전인 이 경기에 선발 등판한 더닝은 3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타 3개를 허용했지만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 내야 수비 실책 2개가 겹쳐 무사 1, 3루 위기를 맞은 3회말에도 내야 뜬공 2개와 유격수 땅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총 투구 수는 37개였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뽑힌 더닝은 “2023년 대회 때부터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대표해 뛰고 싶었는데 이제야 그 소원을 이뤘다. 요즘 굉장히 설레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웃었다. 계속해 “포수 박동원(36·LG)이 잘 리드해준 덕에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며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작전이 잘 통했다”고 덧붙였다. 더닝은 기자회견장을 떠나면서는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더닝은) 야구 실력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한다는 진정성까지 갖고 있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통역을 향해 “(더닝을 향한) 내 진심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2이닝만 소화하기로 했던 더닝은 한 이닝을 더 책임졌다. 그만큼 투구 내용이 좋았다.
다만 구원진은 이날도 4와 3분의 2이닝 동안 4사구 9개를 내주면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한국은 이날 투수를 6명까지만 쓰기로 해 나머지 1과 3분의 1이닝은 일본 독립리그 투수 두 명이 나눠 던졌다.
타자들은 이날도 홈런 3방을 포함해 안타 10개를 치면서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김도영(23·KIA)이었다. 김도영은 2-0으로 앞선 2회초 2사 1, 3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6-3으로 쫓긴 5회초에는 셰이 위트컴(28·휴스턴)이 1점 홈런으로 대표팀 합류 후 첫 안타를 신고했다. 다시 7-5로 추격당한 9회초에는 안현민(23·KT)이 왼쪽 담장을 넘기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날 한신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김도영은 동갑내기 친구 안현민에게 선물 받은 붉은색 비즈 목걸이를 비결로 꼽았다. 김도영은 “이 목걸이의 기운이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3개를 차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김도영의 목에는 이미 목걸이 2개가 걸려 있었다. 안현민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 손수 비즈 목걸이를 만들어 착용했는데 김도영이 이를 탐내자 비슷한 목걸이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선물했다.
타자들은 세리머니로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위트컴은 홈런을 쳐낸 뒤 홈으로 돌아오면서 양손을 펼쳐 날아오르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세기를 타고 8강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가자”는 뜻으로 노시환(26·한화)이 처음 아이디어를 냈고 선수단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대표팀 공식 세리머니가 됐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온 국내파 선수들에 빅리거들까지 가세하며 타선 짜임새가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 감독은 “모든 준비가 끝났다. 준비한 만큼 도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도쿄로 이동해 대회 조별리그 일정을 치른다. 첫 경기는 5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체코전이다.
MLB닷컴은 3일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20개 국가의 순위를 예상하는 파워랭킹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7위에 올려놨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이 1위, 2017년 대회 이후 9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하는 미국이 2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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