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동계체전 4관왕 김윤지, 월드컵 우승 기세 몰아 밀라노 조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6일 15시 25분


김윤지(20)
김윤지(20)
김윤지(20)는 항상 웃는 얼굴이라 ‘스마일리(smiley)’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2026 전국장애인겨울체육대회 여자 크로스컨트리스키 좌식 3km 결승선을 통과할 때도 웃었다. 1km 코스를 세 바퀴 도는 동안 급경사 오르막을 여섯 차례 올랐지만 숨 가쁜 기색조차 없었다. 지난달 29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에서 열린 이 경주에서 김윤지는 11분39초3으로 1위에 올랐다. 2위에 2분35초4 앞선 기록이었다.

여름엔 물살을 가르고 겨울에는 설원을 달리는 ‘이도류’ 김윤지는 이 대회 4관왕에 오르며 장애인체전 역사를 새로 썼다. 역대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 세 번 뽑힌 선수가 된 것이다. 김윤지는 2024년 여름 대회 땐 수영 5관왕에 오르며 MVP로 선정됐고, 겨울 대회 때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MVP에 올랐다. 김윤지가 겨울 대회에서 5년간 수확한 금메달만 19개다. 김윤지는 손가락으로 메달 개수를 세다 “이렇게 많은 메달을 딴 줄은 몰랐다”고 미소 지었다.

국내에서만 잘하는 것도 아니다. 김윤지는 지난달 15일 끝난 2025~2026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파라크로스컨트리스키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10km 매스스타트 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1차 대회 때는 10㎞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러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유력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김윤지는 “국제대회 정상까지 10년을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빨리 그 순간이 찾아왔다”며 웃었다.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 간판’ 김윤지가 지난달 25일 폴란드 야쿠시체에서 열린 2026 IBU 파라바이애슬론 월드컵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해맑게 미소 짓고 있다. IBU 홈페이지 캡처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 간판’ 김윤지가 지난달 25일 폴란드 야쿠시체에서 열린 2026 IBU 파라바이애슬론 월드컵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해맑게 미소 짓고 있다. IBU 홈페이지 캡처
선천적인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로 하지 장애를 얻은 김윤지는 세 살 때 재활 차원에서 수영을 시작했다. 스키는 중학교 1학년이던 2019년 대한장애인체육회 겨울 스포츠 캠프를 통해 처음 접했다. 스키 시작 7년 만에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오른 것이다. 2018 평창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금메달리스트 신의현(46)조차 “윤지는 나보다 더한 괴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스마일리를 괴물로 바꿔 놓은 건 지독한 연습량이다. 김윤지는 지난해 9월 평창에서 4시간 동안 좌식 롤러스키를 타고 평지 60km를 달리는 훈련을 소화했다. 함께 출발한 6명 중 끝까지 목표치를 채운 선수는 김윤지뿐이었다. 앳된 얼굴과 달리 김윤지의 손바닥은 스키 폴을 움켜쥐며 생긴 단단한 굳은살로 가득하다. 한국체육대 체육교육과에서 ‘과탑’(학과 성적 1위)을 차지할 만큼 학업에도 열심이다. 김윤지는 “매 순간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채우지 않으면 나한테 지는 느낌이 든다. 나 자신에게 지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김윤지는 패럴림픽을 앞두고 이탈리아 리비뇨에서 마지막 담금질 중이다. 김윤지는 “지난해 이맘때쯤엔 동메달만 따도 감사하다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훈련을 거치며 성장한 게 내 눈에도 보인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메달 색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조심스레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 발 더 나아가 ‘다관왕’도 꿈꾼다. 김윤지는 이번 패럴림픽 때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을 합친 바이애슬론에도 출전한다. 성격유형검사(MBTI)가 ‘ENFP’인 김윤지는 “요즘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상상을 한다. 하나가 아니라 메달을 여러 개 따는 상상”이라며 웃었다. 김윤지는 7일 오후 6시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좌식 결선을 시작으로 ‘금빛 질주’에 나선다.

#김윤지#크로스컨트리스키#스마일리#금메달#장애인체전#패럴림픽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