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의 고별 인사… V리그 최초 ‘은퇴 투어’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9일 03시 00분


은퇴투어, MLB서 자리잡은 문화
국내선 이승엽 이대호 등 ‘영예’
지난 16일 IBK 경기때 첫 기념식
21일 현대건설 등 각구단 홈서 개최

‘배구 여제’ 김연경이 프로배구 V리그 첫 은퇴투어의 주인공이 됐다. 김연경은 남은 시즌 방문경기마다 상대 팀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팬들에게 소감을 전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사진은 16일 IBK기업은행이 마련한 은퇴 행사 당시 김연경. 한국배구연맹(KOVO)은 김연경에게 특별 공로상 수여를 검토하고 있다. 화성=뉴시스
2005년 프로배구 V리그 출범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은퇴 투어가 열린다. 주인공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7일 단장 간담회를 통해 남은 정규리그 동안 흥국생명의 방문경기 때 안방 구단들이 김연경의 은퇴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은퇴를 앞둔 선수가 마지막 방문경기 때 고별인사를 하는 ‘은퇴 투어’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자리 잡은 문화다. 상대 팀 팬조차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훌륭한 활약을 펼친 레전드급 스타의 은퇴를 기리기 위한 행사다. 실력뿐 아니라 훌륭한 인성도 갖춰야 한다. 국내에서는 앞서 프로야구 이승엽(현 두산 감독)과 이대호(전 롯데)가 은퇴 투어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농구에서는 서장훈(방송인)과 김주성(현 DB 감독)이 은퇴 투어의 영예를 안았다. 몇몇 선수는 자격을 둘러싼 팬들의 반발에 부딪혀 은퇴 투어를 포기하기도 했다.

V리그 코트에 남긴 흔적을 감안할 때 김연경은 프로배구 사상 첫 은퇴 투어의 주인공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2005∼2006시즌 여자부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데뷔 첫해 신인선수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싹쓸이하며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겼다. 세 차례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김연경은 정규리그 MVP(6번), 라운드 MVP(13번) 최다 수상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태극마크를 달고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여자 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 리그에 진출해서도 세계적인 선수로 활약했다. 튀르키예, 세르비아 등을 이끌었던 조반니 귀데티 캐나다 대표팀 감독이 “(배구계의) 리오넬 메시 이상의 선수”라는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김연경의 은퇴 투어는 앞서 16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 경기 때 IBK기업은행이 마련한 행사와 유사하게 진행된다. 먼저 상대 구단이 은퇴 기념품을 김연경에게 선물한다. 이후 선수단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으며 김연경의 마지막 방문을 기념한다. 김연경도 소감을 밝히고 추첨을 통해 친필 사인볼과 유니폼 등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선물한다.

김연경의 은퇴 투어는 21일 현대건설(수원), 다음 달 1일 정관장(대전), 11일 페퍼저축은행(광주), 20일 GS칼텍스(서울) 경기로 이어진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과의 안방경기가 남지 않은 한국도로공사는 다음 달 15일 인천 방문경기에서 기념 행사를 실시한다. 팬들의 높은 관심 속에 21일 현대건설전은 이미 매진됐다.

소속팀 흥국생명은 은퇴식 시기를 두고 고심 중이다. 통상 은퇴 선수들은 은퇴 다음 시즌에 은퇴식을 치러 왔지만, 김연경의 경우 현재 은퇴 투어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 시즌에 은퇴식을 여는 것도 고민 중이다. 다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최적의 시기를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연경도 “우승으로 가는 길에 은퇴 얘기가 너무 거론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은퇴 이야기보다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16일 화성 방문경기에서 IBK기업은행 선수단으로부터 기념품을 받고 단체 촬영 중인 김연경. 화성=뉴시스
이 밖에 김연경의 매니지먼트사는 5월 이벤트 대회(KYK 인비테이셔널)에서 별도로 김연경의 은퇴식을 치를 계획이다. 장소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이 유력하다. KOVO도 연맹 차원의 특별 공로상 시상 등을 검토하고 있다. 흥국생명 구단은 김연경의 등번호(10번) 영구결번 지정도 검토 중이다.

#배구#김연경#은퇴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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