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경쟁’ 첫발 뗀 김혜성…첫 과제는 ‘멀티 포지션’ 입증

  • 뉴스1
  • 입력 2025년 2월 16일 11시 50분


다저스 캠프 시작…2루수뿐 아니라 3루수·중견수도 테스트
경쟁자 대부분 멀티 소화…김혜성 주전급 기량 입증해야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입증해보여야 하는 김혜성. /뉴스1 DB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입증해보여야 하는 김혜성. /뉴스1 DB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에 도전하는 김혜성(26)이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개막 엔트리 입성을 위한 첫 과제는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이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선수단 전원을 소집해 팀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루키’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나서는 김혜성도 합류했다. 지난달 초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7억 6000만 원)에 계약한 김혜성은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팀 선수들과 친분을 쌓으며 스며들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등 신경을 써야 할 부분도 많아졌다. 바뀐 생활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다저스엔 김혜성이 빠르게 적응할 만한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다.

소속사가 같고 계약 전 조언까지 건넸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문화가 비슷한 일본인 선수만 3명이 있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한국계 선수 토미 에드먼도 있기 때문이다.

적응보다 중요한 건 결국 ‘실력’이다. 특히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에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기에, 김혜성과 같은 루키 선수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

◆멀티 포지션 소화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돼야

LA 다저스 동료 태너 스캇(왼쪽), 블레이크 스넬(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김혜성. (LA 다저스 인스타그램 캡처)
LA 다저스 동료 태너 스캇(왼쪽), 블레이크 스넬(오른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김혜성. (LA 다저스 인스타그램 캡처)
MLB닷컴 등 현지에선 현재까지 다저스의 예상 라인업에서 김혜성을 주전 2루수로 꼽는 평가가 많지만, 이제는 김혜성이 직접 자신이 ‘주전급’ 기량을 갖췄음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수비에서의 멀티 포지션 소화는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며 준수한 수비 능력을 갖춘다면, 확고하게 주전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여기저기 빈 자리를 메우는 용도로 로스터에서 쓰임새가 많다.

김혜성의 경쟁자로 여겨지는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는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비슷한 수준의 활약을 펼친다면 수비에서의 활용도가 높은 선수에게 기회가 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다저스는 오타니,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의 ‘MVP 3인방’에 한방을 갖춘 마이클 콘포토까지 합류하는 등 공격력은 이미 리그 최상급이다. 김혜성이 공격보다 수비에서 먼저 눈도장을 찍는 게 중요한 이유다.

김혜성보다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김하성(30)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두루 소화하면서 차츰 출장 시간을 늘려갔고, 확고한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내야수 김혜성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DB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내야수 김혜성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DB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에게 2루수와 3루수, 중견수 등을 테스트한다는 방침이다. 김혜성의 주포지션인 2루수 외에 상대적으로 백업이 빈약한 3루수와 중견수를 맡길 수 있을지를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김혜성에게 3루수와 중견수는 둘 다 익숙한 위치가 아니다. 김혜성은 KBO리그 시절 2루수와 유격수로 대부분 출장했고, 3루수로는 19경기, 중견수로는 한 경기도 나서지 않았다. 한때 외야수로의 전향을 시도했던 적도 있지만 그 당시에도 중견수가 아닌 좌익수로 출전했다.

그래도 김혜성은 KBO리그에서 2루수, 유격수 부문에서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기본적으로 수비 센스를 갖춘 선수다. 로버츠 감독 역시 3루수와 중견수 포지션에 김혜성을 자주 기용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에, 일단은 투입해도 좋다는 인상만 남길 수 있어도 성공적이다.

이미 준수한 주루 능력은 인정 받고 있는 김혜성이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까지 보여준다면, 빅리그 데뷔 시즌 개막 엔트리 입성 가능성은 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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