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띠’ 조우영 “올해는 KPGA투어 다승왕 꿈 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0일 14시 55분


“골프를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했다. 몸과 정신이 더 건강해진 올해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한 ‘뱀띠’ 조우영(24)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우영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6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훈련받은 뒤 이달 16일 퇴소했다. 조우영은 “새해 첫날과 주말에 휴대전화를 잠시 돌려받았을 때는 골프 소식을 열심히 찾아봤다”며 “(훈련소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법을 배운 만큼 성실하게 새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뱀띠 골퍼 조우영은 2025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다승왕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PGA 제공.
뱀띠 골퍼 조우영은 2025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다승왕을 노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PGA 제공.
조우영은 2023년 4월 KPGA투어 골프존 오픈에서 아마추어 선수로는 10년 만에 우승하며 ‘프로 잡는 아마추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프로로 전향한 조우영은 지난해 한 차례 우승을 포함해 7차례 톱10을 기록했다. 상금 순위는 4위(5억8449만 원)였다. 조우영은 “지난해 내게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80점 정도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크게 흔들렸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우영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이 기간에 치른 8개 대회 중 7개 대회 순위가 모두 50위 밖이었다. 조우영은 “너무 불안해서 드라이버 입스(샷에 대한 불안 증세) 등을 겪었던 어린 시절의 좋지 않은 기억까지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고등학생 때 심각한 입스에 시달린 조우영은 어머니와 함께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가 현지 도착일과 출국일을 제외한 43일을 훈련에만 매달려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한 적이 있다.

조우영에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던 장유빈(23)이 지난해 7월 군산CC오픈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먼저 신고한 것도 자극이 됐다. 당시 장유빈은 202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했던 군산CC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조우영은 “가장 친한 동생이자, 가장 좋은 라이벌인 유빈이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론 ‘나는 왜 안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조우영은 조급함을 버리고 마음가짐을 바꾸면서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언젠가 최고가 될 수 있지만, 아직 최고는 아니란 생각으로 겸손하게 대회에 나서다 보니 성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조우영은 지난해 10월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꿈에 그리던 프로 첫 승을 따냈다.

지난해 KPGA투어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우승한 조우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제공.
지난해 KPGA투어 더 채리티 클래식에서 우승한 조우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제공.

지난해 KPGA투어 대상 등 5관왕을 휩쓴 장유빈은 올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의 지원을 받는 LIV골프에서 뛴다. 조우영은 “유빈이가 LIV골프로 이적한 뒤 내게 전화를 했다. 유빈이가 ‘형과 같은 투어에서 경쟁하지 못하게 돼 아쉽고, 형도 여기로(LIV골프) 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우영은 장유빈과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게 꿈이다. 존경하는 임성재(27), 김시우(30) 선배와 같은 투어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21일 태국 전지훈련을 떠나는 조우영은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된 벙커 세이브율(55.95%·99위)과 파 세이브율(84.83%·33위) 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는 KPGA투어에서 다승왕을 해보고 싶다. 또한 꾸준한 플레이를 펼쳐 최저타수상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우영#골프#KPGA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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