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포인트 2위를 차지한 이동은은 자신의 프로 첫해에 대해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내가 단단해질 수 있는 한 해였다”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지난 시즌 대회 중 티샷을 하고 있는 이동은의 모습. KLPGA투어 제공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더 단단해질 수 있는 한 해였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이동은(21)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2024년을 이렇게 돌아봤다. 이동은은 지난해 30개 대회에 참가한 뒤 두 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여덟 번 진입했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는 유현조(20·2334점)에 이어 2위(1581점)를 했다. 상금 순위 24위(4억3304만 원)로 올 시즌 시드도 여유있게 지켜냈다.
이동은은 “지난 시즌 목표가 ‘시드만 유지하자’였다. 우승은 못 했지만 내가 원했던 1부 투어 무대를 뛰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며 “카메라에 비칠 때 종종 무표정한 모습이 보여 오해도 받았지만 즐겁게 한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평소 목소리가 작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친구들 사이에선 밝고 쾌활하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웃었다.
이동은은 지난 시즌에 대한 분석과 성찰도 마쳤다. 그는 “드림투어(2부)와 달리 1부 투어는 확실히 그린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을 느꼈다”며 “그린 브레이크와 속도에 대한 감을 쉽게 잡지 못했다”고 했다. KLPGA투어는 드림투어에 비해 그린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핀 위치도 까다로워 타수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지난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 3위(254.14야드)였던 이동은은 그린적중률(75.60%)에서도 10위에 오르는 등 정교한 샷을 과시했다. 하지만 퍼팅이 문제였다. 평균 퍼팅 수 30.8개로 투어 평균(30.4개)에 미치지 못했고 평균 퍼팅 순위도 94위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에는 오버 페이스를 하는 실수도 했다. 3월부터 11월까지 거의 매주 대회가 열리는 KLPGA투어에서 체력 관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동은은 “꽉 짜인 일정 속에서 대회가 끝난 뒤엔 쉬어야 하는데 아쉬운 점을 만회하기 위해 다음 날부터 무조건 연습을 했던 게 오히려 독이 됐다”라고 했다. 이동은은 지난 시즌 9번 컷 탈락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인 다섯 차례가 시즌 초반에 몰려 있다. 개막 후 6번의 대회에서 무려 4번이나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선두를 달리다 무너졌던 지난해 9월 OK저축은행 읏맨 오픈도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했다. 이동은은 “지난 시즌 가장 아쉬웠던 대회이자 다시 돌아가고 싶은 대회”라고 했다. 1라운드에서 공동 1위로 출발한 그는 2라운드에서 3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마지막 3라운드에서 흔들렸다. 이동은은 “언니들이 따라오는 상황이 부담됐다. 이 때문에 ‘타수를 지키기만 하자’란 생각에 방어적으로 플레이하다 보니 오히려 미스 샷이 많아졌다”고 회상했다. 결국 1오버파를 기록하며 선두에게 3타 뒤진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정말 과감하게 칠 것”이라며 “소심하게 치고 나중에 후회할 바엔 그냥 시원하게 친 뒤에 후회하는 게 낫다”며 활짝 웃었다.
이동은은 12일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이동은은 “장타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100m 이내 웨지샷 연습과 퍼트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문제점을 알았으니 보완하면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 데뷔 첫 승을 할 수 있다면 갤러리가 많이 모이기로 유명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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