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는 어떻게 팬들 가슴 한가득 ‘봄’을 선물했나[발리볼 비키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7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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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비키니 수영복 같다. 비키니 수영복은 흥미로운 것을 보여주는 대신 치명적인(vital) 것을 꽁꽁 감추고 있다.
에런 레빈슈타인 미국 바루크칼리지 교수(경영학)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코너 이름은 ‘발리볼 비키니’도 이 말에서 영향을 받은 것.

프로배구 남자부 구단 가운데서는 제17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우수 프로스포츠단 수상 팀인 우리카드가 비키니를 가장 사랑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팬 퍼스트’ 관점에서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가 안방으로 쓰는 서울 장충체육관. 우리카드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가 안방으로 쓰는 서울 장충체육관. 우리카드 제공
5시즌 연속 ‘봄 배구’ 무대에 진출한 우리카드는 올 시즌 안방경기에 관중을 평균 2583명(1위)을 불러 모았습니다.

14일 현재 남자부 평균 관중(1564명)보다 인원으로 1000명 이상, 비율로는 65% 이상 많은 숫자입니다.

우리카드가 안방으로 쓰는 서울 장충체육관이 총 3361석이니까 경기당 평균 76.9%가 가득 차는 셈입니다.

서울 잠실야구장(2만5000석)에 같은 비율로 관중이 들어서면 경기당 평균 1만9225명입니다.

또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 1~5위 기록도 전부 장충체육관에서 나왔습니다.

경기장에 입장 중인 김지한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우리카드 팬들. 우리카드 제공
경기장에 입장 중인 김지한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우리카드 팬들. 우리카드 제공
우연히 생긴 결과가 아닙니다.

우리카드는 2019~2020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팬들이 장충체육관에 입장해 체육관 문을 나설 때까지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경험관리(CEM)’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체육관 바로 앞에 있는 서울 지하철) 동대입구역부더 포토 존을 설치하고, 선수 입장 시 하이파이브 기회를 제공했으며, 경기 종료 후에도 ‘퇴근길 이벤트’를 통해 선수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먹을거리가 부족해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2층에 입점한 커피 매장과 협업해 도드람 육포 세트, 나경복 굿즈, 티켓 할인권을 묶은 ‘나경복 세트’를 출시했다. 나경복 세트는 경기당 100개 이상 판매되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장충체육관 ‘BOX 테이블석’. 우리카드 제공
서울 장충체육관 ‘BOX 테이블석’. 우리카드 제공
마케팅에서는 잘 팔리는 걸 더 잘 팔리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못 팔던 걸 잘 파는 게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올 시즌 장충체육관에 등장한 자리가 바로 ‘BOX 테이블석’입니다.

티켓 판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 자리는 원래 평균 좌석 점유율이 65%에 그치던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박스로 된 테이블을 설치하고 팀이 이겼을 때는 스킨십 이벤트, 포토카드 증정 같은 혜택을 제공하자 올 시즌에는 선예매 때 모두 매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자리를 15회 연속 구매한 팬은 김지한(24)과 황승빈(31)의 ‘실착’ 유니폼을 선물 받는 서비스도 누렸습니다.

프로배구에 ‘프리이엄 마케팅’을 도입한 우리카드
프로배구에 ‘프리이엄 마케팅’을 도입한 우리카드
신용카드는 ‘연회비’가 높을수록 제공 받는 서비스도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카드 회사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회원비 200만 원짜리 ‘프리미엄 멤버십’을 도입했습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장충체육관을 찾는 팬들의 가장 고민은 주차다. 프리미엄 멤버십 회원은 주차 공간을 제공 받는다. 또 1층 플로어석에 앉아 선수단과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하며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판매 시작 5분 만에 매진되면서 프로배구 첫 프리미엄 상품 성공 사례를 남겼다”고 자평했습니다.

‘유니폼 + 선예매권’으로 구성된 ‘베이직 멤버십’도 남자부 최다 회원 숫자(639명)를 기록했습니다.

우리카드 안방 경기를 모두 관람한 팬들과 선수단의 기념 촬영. 우리카드 제공
우리카드 안방 경기를 모두 관람한 팬들과 선수단의 기념 촬영. 우리카드 제공
물론 시즌 중에도 데이터 분석은 계속됐습니다.

우리카드는 2022~2023시즌 관람 경기에서 전부 승리를 경험한 ‘승요’(승리요정)를 찾아내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또 8일 올 시즌 마지막 안방 경기 때는 전 경기를 관람한 팬 9명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선수들과 기념 촬영도 진행했습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2세트 종료 후 휴대전화 손전등으로 켜고 ‘우리의 꿈’을 함께 부르는 모습도 우리카드만의 시그니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장충체육관에 팬들이 가득 찰 수 있도록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카드 소지자는 장충체육관 입장료를 할인 받을 수 있고 체육관 인근에 있는 ‘태극당’에서도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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