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이야” 한화, ‘천적’ 박종훈 상대로 2235일만에 승리

  • 뉴스1
  • 입력 2022년 9월 10일 2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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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과 투수 김민우. /뉴스1 DB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과 투수 김민우. /뉴스1 DB
무려 6년이 넘는 시간. 2235일. 한화 이글스에게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SSG 랜더스의 오른손 잠수함 투수 박종훈에게 패배를 안기는 데 필요했던 시간이다. ‘천적’ 박종훈에게 내리 16경기를 졌던 한화가 길었던 연패를 끊어내고 승리를 따냈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이겼다.

전날 패배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한화는 선두 SSG를 상대로 했지만 선수들은 칼을 갈고 나왔다. 바로 상대 선발이 박종훈이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2017년 4월16일 홈에서 패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채 16연패를 당했다. 이 기간 박종훈은 한화전에 22차례 등판(선발 21회)해 16승 무패 1홀드에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16연승은 KBO리그 역사상 특정구단 상대 최다연승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선동열(해태)이 롯데를 상대로 20연승을 기록한 것에 이은 장기 연승이었다.

이날 경기도 사실 ‘표적 등판’에 가까웠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상 박종훈은 전날(9일) KIA 타이거즈전에 등판했어야 하지만 SSG는 오원석과 순서를 바꿔 등판시켰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6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던 박종훈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한화를 상대로 선발 순서를 맞춰준 것.

SSG 랜더스 박종훈. /뉴스1 DB
SSG 랜더스 박종훈. /뉴스1 DB
하지만 지난 5년동안 철저하게 당했던 한화는 이번만큼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해 부상을 당한 박종훈의 구위도 예전같지 않았고, 한화 선수들의 집중력도 평소와는 달랐다.

1회부터 박종훈의 공략에 성공했다. 한화는 리드오프 마이크 터크먼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때렸고, 노수광이 2루 땅볼을 쳐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3회에는 포수 최재훈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때렸고, 5회에는 1회 선취점의 포문을 연 터크먼이 솔로 아치를 그리며 3-0까지 달아났다.

한화는 6회에도 1사 후 박정현의 볼넷과 도루로 찬스를 잡았다. 박정현의 도루는 박종훈의 퀵모션이 느린 점을 완벽히 이용한 것이었다. 이후 김태연의 적시타로 다시 한 점을 추가했고, 박종훈을 마운드에서 끌어냈다.

한화는 바뀐 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보태 박종훈의 실점을 ‘5’까지 늘렸다.

한화가 박종훈에게 패배를 안긴 것은 2016년 7월28일 대전 홈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한화의 선발투수는 지금은 SSG로 이적한 이태양이었다. 당시 박종훈은 2이닝 10실점으로 대량 실점하며 무너졌다.

박종훈은 최근 3경기 연속 패전에 한화전 연승마저 마감하며 아쉬움을 이어갔다. 시즌 3패(2승)째.

나아가 SSG는 ‘표적 선발’ 전략도 완전히 실패했다. 전날 하루 앞당겨 등판했던 오원석이 부진하며 패전을 안은 데 이어 박종훈까지 패하며 또 다시 3연패에 빠졌다.

한화 마운드에선 ‘에이스’ 김민우가 활약했다. 직전 등판이던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던 김민우는 이날 경기에서도 6회까지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으로 잘 던졌다.

그는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6승(10패)째를 챙겼다.

늘상 불안하던 불펜도 이날만큼은 깔끔했다. 7회 장시환, 8회 김범수에 이어 9회에는 부상에서 돌아온 정우람이 4번째 등판에 나서며 경기를 끝냈다.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은 ‘완승’이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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