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터지는 스포츠계 음주 사고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30일 1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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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가 또 다시 음주 사고로 시끄럽다. 잠잠해질만 하면 터지는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는 수준이다.

정초부터 농구계는 불미스러운 일의 휘말렸다.

서울 삼성 소속이던 천기범은 지난 21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 혐의로 입건됐다.

천기범은 오후 10시께 인천 중구 영종도 운서동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천기범은 경찰에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흰색 차량이 아파트와 연결된 보행자 계단에 걸쳐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뒷좌석으로 옮겨 앉아있던 천기범은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내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천기범이 대리운전 기사라조 경찰에 준 전화번호는 보험사 관계자 번호였다.

천기범의 허위 진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천기범은 “동승자가 운전했다”고 말을 바꿨고, 동승자도 “자신이 운전했다”고 말했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천기범의 운전을 확인해 입건했다.

음주 사고와 연이은 거짓말의 말로는 처참했다. KBL로부터 받은 한 시즌에 해당하는 54경기 출전정지는 약과였다. 그의 소속팀 삼성은 아예 천기범을 은퇴 처리했다. 이 여파로 팀의 레전드이자 1990년대 최고의 스타였던 이상민 감독도 옷을 벗었다.

스포츠계 음주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코로나19가 엄중한 상황 속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호텔에 외부인을 불러 술을 마시다가 발각됐다.

NC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는 출전 정지를 받아 아직도 그라운드에 복귀하지 못했다. 박민우는 생애 한 번 뿐일지도 모를 올림픽 출전의 꿈도 무산됐다.

NC 파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키움 소속 송우현발 사고가 터졌다. 이번에도 음주 운전이었다. 키움은 즉각 송우현을 방출했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주전으로 도약한 송우현은 막 꽃을 피우려던 찰라 잘못된 선택으로 날개가 꺾였다.

과거 스포츠계는 음주를 비롯한 각종 사건사고에 관대한 편이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징계가 센 편도 아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스리슬쩍 복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같은 기류는 지난 수년 사이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음주 사고에는 대다수 단체들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구단들도 철저한 교육으로 미연의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려 노력 중이다.

그럼에도 안 좋은 소식들이 꾸준히 들린다는 점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당사자들이 실망시킬 행동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릇된 선택으로 인생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선례들을 깊게 새겨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운동만 잘한다고 용서받는 시대는 지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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