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500m 기적’ 딱 그때 그 느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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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겨울올림픽 D―9]
재도약 노리는 빙속 간판 차민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다시 비상할 꿈에 부풀어 있다. 2018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내며 국민 스타가 된 차민규는 이번에도 ‘일’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대회 출전 모습. 쇠르마르카=AP 뉴시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다시 비상할 꿈에 부풀어 있다. 2018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내며 국민 스타가 된 차민규는 이번에도 ‘일’을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대회 출전 모습. 쇠르마르카=AP 뉴시스
“차분하게 컨디션을 80∼90%까지 끌어올렸어요. 제 인생에서 또 한번 의미 있는 ‘콤마’(소수점) 싸움을 할 것 같아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간판 차민규(29·의정부시청·사진)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다시 비상하기 위해 막바지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2018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내며 국민 스타가 된 차민규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올림픽 선수단이 메달 목표를 낮게 잡았는데 나보고 부담 갖지 말라고 해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차민규의 지난 4년은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에 이어 제법 긴 정체기로 채워졌다. 2019년 3월 월드컵 파이널에서 한국기록(34초03)을 세우고 정점을 찍었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침체기를 겪었다. 대회 참가, 훈련에 한계가 있었다. 각종 갈등과 잡음으로 시끄러웠던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분위기도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스케이트의 결함도 발목을 잡았다. 대범한 성격이라 ‘일단갑’, ‘차일단’으로 불리는 차민규라 해도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건 차원이 다른 부담이었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은 “스케이트 세팅에 민규가 상당히 예민하다. 그동안 스케이트 로그(날을 둥글게 깎는 것), 벤딩(날을 휘는 것)이 완벽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앞두고서야 문제가 해결이 됐다”고 말했다. 차민규도 “날 세팅이 잘돼 초반 100m 구간에서의 애로 사항이 많이 줄었다”고 만족해했다. 제갈 감독은 “민규가 그동안 골반도 틀어져 통증이 있었다. 집중적인 코어 재활 훈련을 하면서 코너 구간의 킥을 보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올림픽 경기장으로 신설된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의 빙질을 고려하면 34초00 내로 진입하는 독보적 기록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갈 감독은 “테스트 이벤트 등의 기록을 보면 태릉빙상장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베스트 빙질은 아니다. 중후반부 체력으로 밀어붙이는 선수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500m 판도는 ‘안갯속’”이라며 “태릉에서 뛴 경험이 있고 후반부가 강한 민규나 아시아권 선수들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제갈 감독은 “민규가 100m를 9초5∼6에 빠져 준다면 충분히 메달 승산이 있다. 쇼트트랙 훈련을 통해 스피드 지구력도 향상시켰기 때문에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민규도 “경기 당일 상대 선수들의 평균 기록을 보면서 레이스를 하겠다. 지난 월드컵 대회에서 스케이트 날이 안 좋아도 100m 기록을 당길 수 있는 여러 시도를 해봤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한체육회 제공
대한체육회 제공
차민규는 4년 전 평창 올림픽 때의 상승 사이클을 찾았다.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릴 시점에 후배 김태윤(서울시청·평창 올림픽 1000m 동메달리스트)은 잠시 잊은 자신의 캐릭터를 찾아줬다. “형 스타일대로 일단 ‘고(go)’하라더군요. 제가 여전히 ‘차민규’답게 잘 타고 있다는 걸 보여 줘야겠습니다.”

박성현 남자 1500m 극적 티켓


한편 박성현(한국체대)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극적으로 올림픽 추가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국은 남녀 10명이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베이징 겨울올림픽#빙속 간판#차민규#재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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