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김영권 주축 빠져도 흔들림 없는 ‘벤투 축구’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13일 0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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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해 순항했다. 공수 주축 선수가 빠지고도 기존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며 최종예선 무패를 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치른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A조 5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36분에 터진 황희찬(울버햄튼)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최종예선 10경기 중 절반인 5경기를 소화한 벤투호는 승점 11(3승2무)을 쌓으며 선두 이란(승점 13)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3위 레바논(승점 5)과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며 남은 최종예선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벤투호는 지난 9월 최종예선 1차전 홈 경기에서 이라크와 0-0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레바논과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지만, 공수에서 여러 가지 숙제를 남겼다.

시리아와 3차전 홈 경기도 1-1로 비기다 후반 막판에 터진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로 겨우 이겼다. 홈에서 치른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했지만, 벤투 감독 경질설이 돌 정도로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다행히 ‘원정팀 무덤’으로 불린 이란과의 4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1-1 무승부를 거두며 비난 여론이 줄었고, UAE와 5차전 홈 경기에서 결과뿐 아니라 내용까지 챙기며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특히 UAE전은 공수의 주축인 황의조(보르도)와 김영권(감바오사카)이 부상으로 빠져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기존의 ‘빌드업 축구’를 유지한 채 조규성(김천), 권경원(성남)을 대체 선수로 활용해 상대를 압도했다. 오히려 플랜A 때보다 경기력에선 더 안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전술 변화 폭이 작아 상대에게 전략이 노출된다는 약점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변화 없이 최종예선을 꾸준히 밀고 나가면서 팀 조직력이 극대화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최종예선 내내 4-3-3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상대에 따라 4-2-3-1, 4-1-4-1 등 공격형 미드필더 숫자를 조정해왔지만, 큰 틀은 변화가 없었다.

선발 명단에 변화가 거의 없는 점도 벤투호가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비결로 꼽힌다.

이번에도 새 얼굴로 최전방에 김건희(수원)를 발탁했지만, 기존부터 함께 했던 조규성을 황의조의 대체자로 활용했고, 수비에서도 김영권 또는 김민재(페네르바체)의 부재시 중용됐던 권경원이 선택됐다.

유럽파의 장거리 비행에 따른 피로도 점차 해법을 찾는 분위기다.

10월과 11월 최종예선 모두 국내에서 홈 경기를 치른 뒤 중동에서 원정을 치르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유럽에서 뛰다가 국내를 거쳐 다시 중동으로 이동하는 역시차도 지금까진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황희찬은 “비행시간이 길어 힘든 건 사실이지만, 그건 핑계일 뿐이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 절반을 지난 만큼, 마지막까지 방심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앞으로 남은 5경기 중 4경기가 중동 원정인 점도 변수다.

당장 대표팀은 오는 14일 카타르 도하로 건너가 17일 이라크와 최종예선 6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2021년 마지막 A매치다.

이라크전을 끝으로 잠시 휴식기에 들어가는 최종예선은 내년 1월27일 레바논 원정으로 재개된다. 2월1일 예정된 시리아와 8차전도 원정 경기다.

레바논과 7차전은 애초 스케줄로는 한국의 홈 경기지만, 대한축구협회가 1월 한국의 추운 날씨를 고려해 아시아축구연맹(AFC), 레바논축구협회와 논의를 통해 일정을 바꿨다.

시리아와 8차전 원정 경기 장소는 미정이다. 현재로선 요르단 암만에서 중립 경기로 치러질 확률이 높다.

중동 원정 3연전을 넘긴 뒤 3월24일엔 홈으로 이란을 불러들인다. 한국이 이때까지 조 2위를 유지한다면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3월29일 UAE와 10차전 원정 경기로 최종예선을 마무리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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