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스타 스테판 커리, ‘이소룡 농구화’ 신고 경기 나선 이유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4-05 18:53수정 2021-04-0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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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33·골든스테이트)가 특별한 농구화를 신고 경기에 나섰다.

4일(현지 시간) 야후스포츠 등 외신에 따르면 커리는 이날 애틀랜타와의 방문경기에서 홍콩의 전설적 액션스타 이소룡(리샤오룽·李小龍·1940~1973)의 모습이 그려진 농구화를 신고 뛰었다. 최근 미국에서 잇따르고 있는 ‘아시아계 증오’ 범죄를 규탄하고 지난달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이 농구화는 이날 경기를 위해 ‘브루스 리 재단’이 함께 제작했다. 브루스 리는 이소룡의 영어 이름이다. 생전의 이소룡이 즐겨 입었던 노란색 바탕에 검정색 줄무늬 트레이닝복을 연상시키는 듯한 색상의 신발 한 쪽에는 이소룡의 얼굴이, 다른 한 쪽엔 그의 가족이 그려져 있다. 또 ‘하늘 아래 우리는 모두 한 가족’(Under the heavens, there is but one family)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소룡이 생전에 했던 말이다. 그는 1971년 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당신이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나,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나’고 묻자 “나는 스스로를 한 명의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면서 했던 말이다. 4일 커리가 신은 농구화는 경매를 거쳐 수익금은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쓰인다.

커리가 이런 농구화를 신게 된 것은 그가 이소룡을 존경해왔기 때문이다. 이소룡이 액션 배우나 무술 전문가를 넘어 인권과 평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는 것이다. 이소룡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면서 인종차별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리는 최근 미국의 스포츠전문 매체 등에 “그는 항상 더 위대해지도록 노력했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려 했다”고 평가했다. 커리는 최근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에 대해 “미국에서 폭력이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 역겨움과 공포,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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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리 재단 최고경영자(CEO)이자 이소룡의 딸인 섀넌 리(51)는 커리의 농구화에 대해 “커리의 행동은 연대감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표본”이라며 “그가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해 아버지를 택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섀넌 리는 지난해 6월 NBC방송 인터뷰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쿵 플루(Kung flu)’ 발언이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에서 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쿵푸’와 ‘플루’(flu·독감)를 더한 이 말을 종종 사용했다. 새넌 리는 “나의 아버지는 영화 속에서 인종주의에 맞서 싸웠다”며 “트럼프의 발언은 아버지의 가르침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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