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딛고 다시 정상에 선 ‘우승 청부사’ 전창진 감독

뉴시스 입력 2021-03-30 22:15수정 2021-03-30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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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대표 '명장'…2019년 감독 복귀 2년 만에 우승
프로농구 대표 명장 중 한 명인 ‘우승 청부사’ 전주 KCC의 전창진(58) 감독이 역경을 딛고 다시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KCC는 30일 2위 울산 현대모비스가 원주 DB와의 원정 경기에서 72?80으로 패하면서 잔여 4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현대모비스(31승20패)가 DB에 지면서 KCC(34승16패)와 현대모비스의 승차는 3경기 반으로 벌어졌다.

KCC가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지고, 현대모비스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나란히 34승20패가 되지만 두 팀의 상대전적에서 KCC가 4승2패로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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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가 같으면 상대전적에서 우위에 있는 팀이 순위표 위에 오르게 된다.

이로써 KCC는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에 정규리그 1위의 기쁨을 맛봤다. 통산 5번째다.

KCC의 정상 복귀를 이끈 건 2019년 지휘봉을 잡고 코트로 돌아온 ‘명장’ 전 감독이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서울 SK나 원주 DB, 안양 KGC인삼공사를 우승 후보로 꼽았으나 전 감독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초반 이후 대부분을 선두로 달린 끝에 정규리그 1위에 성공했다.
원주 TG삼보와 동부(현 DB) 사령탑 시절 ‘치악산 호랑이’로 불렸던 전 감독은 KCC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며 3개 팀에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첫 감독이 됐다.

전 감독은 TG삼보에서 정규리그 우승 3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를 차지했고, 부산 KT로 옮긴 뒤에도 2010~2011시즌 한 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감독 개인 통산 5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초보 감독’으로 2002~2003시즌 TG삼보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을 때만 해도 김주성 등 선수 덕을 본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후 KT에서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또 감독 공백을 깨고 돌아온 KCC에서도 전문가 예상을 뒤집고 정상에 서며 ‘역시 전창진’이란 찬사를 받았다.

감독상을 5번이나 받아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다 동기인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이 2018~2019시즌 5번째 상을 받으며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영광만 있었던 건 아니다. 인삼공사에 부임한 2015년 5월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 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인삼공사 감독에서도 그해 8월 자진 사퇴했다.

당시 파문이 커지면서 KBL 재정위원회는 전 감독에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이후 전 감독은 2016년 9월 검찰로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 조작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에 따른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단순 도박 혐의에 대해서도 2019년 6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징계가 풀린 뒤 KCC 지휘봉을 잡고 5시즌 만인 2019~2020시즌 농구 코트로 복귀했다.
현장으로 돌아온 전 감독은 현대모비스와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라건아, 이대성을 영입하며 우승 후보 거론됐으나, 기존 선수들과의 엇박자로 부진했고, 설상가상 라건아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시즌 정규리그가 일정을 다 마치지 못하고 조기 종료되면서 후반기 반전에도 실패했다. 결국 정규리그 4위로 시즌을 마쳤고, FA 자격을 얻은 이대성마저 고양 오리온으로 떠났다.

KCC 2년 차인 이번 시즌 전 감독은 우승 후보라는 부담을 내려놓았고, 팀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과시했다. 최근 부상으로 KCC와 작별한 타일러 데이비스가 맹활약했고, 라건아와 이정현도 부상을 털고 살아났다.

또 국내 선수들의 조합도 위력을 찾았고, 특히 송교창이 커리어하이급 시즌을 보내며 KCC의 선두 독주를 견인했다.

전 감독도 달라졌다. 과거 심판에게 큰 몸동작으로 항의하던 특유의 벤치 스타일을 버렸고, 호통과 버럭으로 상징되던 지도 방식도 몰라보게 차분해졌다.

전 감독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웃어야 한다. 무엇보다 동갑내기 친구인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과의 첫 챔프전 맞대결 가능성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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