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때 대표팀 ‘캡틴’이었던 홍명보(52) 프로축구 울산 현대 감독이 사령탑으로 K리그 데뷔전에 나선다.
울산은 1일 오후 2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1라운드 홈 개막전을 치른다.
경기 전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 감독은 “K리그 데뷔전에 대한 기대도 설렘도 있다. 제 인생도 의미 있는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경기를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과 국가대표팀, 중국 항저우를 지휘한 바 있으나, K리그 지도자로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실패한 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일하다 3년 6개월 만에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지난달 초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클럽월드컵에서 2패를 당해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주축 선수가 빠진 가운데 희망을 봤다.
울산은 클럽월드컵을 다녀온 뒤 정부 승인으로 1주간의 코호트 격리(동일집단)로 K리그1 개막전을 준비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부상자가 고민이었다. 오늘도 이동경, 이청용을 후보 명단에 넣었다. 본인들이 개막전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뛰길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울산의 최전방은 강원에서 이적한 김지현이 맡는다. 홍 감독은 “강원전이라서 김진현이 선발로 나서는 건 아니다. 힌터제어가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을 주는 게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신인 강윤구의 선발 출전에 대해선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선수다. 부담과 긴장이 되겠지만, 이런 경기를 통해서 성장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중국 슈퍼리그 이적 루머에 휩싸였던 미드필더 윤빛가람도 이날 선발로 출격한다. 홍 감독은 “충분한 면담을 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며칠 전 여러 루머가 있었지만, 잔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의 데뷔전 상대는 한일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영표 대표이사의 강원이다.
그는 “이 대표이사는 행정 파트고 저는 현장 감독입장이라 비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대표이사가 그동안 좋은 경험을 했고 강원에서도 그런 부분을 잘 접목시키길 바란다”라고 했다.
역대 전적에선 울산이 18승4무2패로 크게 앞선다. 2012년 7월15일 2-1 승리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16경기 연속 무패(13승3무)를 달렸다.
유독 울산에 약한 모습을 보인 강원이다. 김병수 감독은 “홍 감독님이 돌아와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클럽월드컵에서 밸런스가 잘 잡혔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울산전 징크스가 있는데, 그걸 의식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올해는 반드시 깨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울산 유니폼을 입고 만나는 옛 제자 김지현에 대해선 “박스 안에서 매우 위협적인 선수다. 살살 해달라고 할 수도 없다”고 웃으며 “그래도 (김)지현이 득점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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