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양의지 아닌 오재일 시리즈?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17일 0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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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키플레이어로, NC는 경계대상으로 꼽아
오재일, PO에서 15타수 1안타로 부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는 올해 한국시리즈에는 ‘양의지 시리즈’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NC와 두산이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을 때 두산의 우승을 이끈 양의지가 이번에 유니폼을 갈아입고 친정팀에 비수를 겨누기 때문.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주전 포수로 뛰며 두산 왕조 구축의 주역으로 활약한 양의지는 2018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돼 NC와 4년 125억원에 계약하고 둥지를 옮겼다.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NC를 4연승으로 물리쳤는데, 당시 두산의 우승을 이끈 것이 양의지였다.

‘판타스틱4’로 불리던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의 쾌투를 이끌었고, 타율 0.450(20타수 9안타)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는 양의지의 차지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이 지목한 키플레이어는 두산 주장 오재일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키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말에 “타자는 오재일이다. 오재일이 살아나주면 타선에 시너지가 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반대로 이동욱 NC 감독은 경계할 선수로 오재일을 꼽으며 “우리 팀에 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타율 0.312 16홈런 89타점을 기록하며 두산 중심타선을 이끈 오재일은 올해 가을야구 들어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재일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9타수 2안타, 타율 0.222에 그쳤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을 때려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타격감이 그닥 좋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한층 더 고전했다. 올해 정규시즌 중 KT 위즈전에서 타율 0.322(59타수 19안타) 1홈런 9타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오재일은 KT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는 15타수 1안타, 타율 0.067로 침묵했다.
타격감이 떨어진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마지막 4차전에서는 타순이 3번에서 8번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오재일은 김재환과 함께 두산 중심타선의 핵이다.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차려주고, 오재일이나 김재환이 해결을 해줘야 두산 타선이 진정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두산은 오재일이 정규시즌 중 강세를 보였던 NC를 상대로 살아나길 바란다.

오재일은 올 시즌 NC전에서 타율 0.322(59타수 19안타) 2홈런 9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최근 세 시즌(2018~2020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NC전에서는 타율 0.314 11홈런 36타점으로 잘 쳤다. 오재일은 최근 3년간 NC전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NC 홈구장인 마산에만 가면 펄펄 날아 ‘오마산’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오재일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NC와 맞붙은 2017년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타율 0.600(15타수 9안타) 5홈런 12타점으로 불꽃타를 휘둘러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도 타율 0.333(18타수 6안타) 1홈런 6타점으로 활약해 시리즈 MVP의 영예를 누렸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오재일에 믿음을 보내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고 해서 오재일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며 “오재일은 계속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진하든, 타격감을 회복하든 오재일의 방망이가 시리즈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알고보니, ‘오재일 시리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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