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처럼… 160km 광속구 던지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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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협회장기 우승 이끈 덕수고 심준석
최고구속 153km 1학년 괴물투수, 194cm-98kg에 선동열만큼 몸 유연
고교 데뷔전서 3승 평균자책 1.20… 결승전선 6이닝 12K 1실점 활약
“인성도 좋은 선수가 좌우명, 2년안에 MLB급 실력 키울 것”

심준석이 8일 서울 성동구 덕수고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심준석은 지난달 31일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세광고와의 결승에서 덕수고가 3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앞장섰다. 안철민 기자acm@donga.com
심준석이 8일 서울 성동구 덕수고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심준석은 지난달 31일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세광고와의 결승에서 덕수고가 3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앞장섰다. 안철민 기자acm@donga.com
“맡겨만 주시면 자신 있게 막겠다고 했어요.(웃음)”

전국 무대를 호령한 16세 소년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지난달 3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결승전에서 덕수고의 우승을 이끈 오른손 투수 심준석(1학년)이다. 이날 그는 세광고를 상대로 6이닝 5안타 3볼넷 12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속 150km 안팎의 패스트볼을 꾸준히 던지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 프로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고교 새내기의 괴물 투구에 힘입어 덕수고는 2017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3년 만에 전국 대회 타이틀을 안았다.

덕수고 심준석이 고교무대에서 처음 받은 우수투수상 트로피를 들고 있다. 심준석 제공
덕수고 심준석이 고교무대에서 처음 받은 우수투수상 트로피를 들고 있다. 심준석 제공
8일 덕수고 교정에서 만난 심준석은 “컨디션을 잘 유지해 졸업할 때까지 덕수고를 몇 번 더 우승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고교야구에 데뷔한 그는 결승전까지 6경기 모두 나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눈부신 투구로 팀 선배인 3학년 장재영, 나승엽(이상 18)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경기 수원 일대에서 사회인야구를 취미로 하는 아버지를 어린 시절부터 따라다니다 야구를 시작한 심준석은 중학교 시절까지 공은 빠르지만 ‘영점이 안 잡히는’ 선수였다. 심준석을 스카우트한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유연하고 체구가 좋은데 공을 패대기치거나 타자에게 던지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고 처음 심준석을 본 때를 떠올렸다.

덕수고 진학을 확정한 뒤 겨울 내내 정 감독으로부터 일대일 지도를 받은 심준석은 하체 이동법을 배우고 투구 폼을 교정하며 제구가 가능한 강속구 투수로 진화했다. 직전 대회까지 심준석을 아낀 정 감독은 이번 대회에 맞춰 그를 ‘비밀 병기’로 내세웠는데,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수인 재영이 형에게 타자 상대하는 법을 배웠어요. 야수인 승엽이 형은 제가 마운드에서 실점을 하더라도 타석에서 만회해 줘요. 든든한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키 194cm에 몸무게 98kg으로 KBO리그를 통틀어도 눈에 띄는 당당한 체구를 가진 심준석은 올해 최고 구속 153km를 기록해 최근 키움에 1차 지명된 장재영의 1학년 때 못지않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정 감독은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의 현역 시절이 떠오를 만큼 몸이 유연하다. 부상만 없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고교 생활의 목표는 ‘더 많은 우승컵’ 외에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을 160km까지 끌어올리는 것과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이 주목할 만큼 기량을 닦는 것이다. 지난해 MLB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컵 디그롬(32·뉴욕 메츠)이 롤 모델이라는 심준석은 “고교 최고 선수인 재영이 형과 같이 야구를 하고 싶어 덕수고에 진학했다. 어른이 되면 디그롬 삼촌과 야구를 해보고 싶다”며 씩 웃었다.
::심준석은…::
생년월일: 2004년 4월 9일
키, 몸무게: 194cm, 98kg
포지션: 우완투수
출신교: 한일초(수원 권선구 리틀야구단)-매향중-덕수고(1학년)
시즌 성적: 6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0
주요 수상: 대한야구소프트 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수투수상
최고 구속: 시속 153km
목표: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160km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우승#덕수고#심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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