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원, 이임생 감독과 결별 확정…자진사퇴 포장 속 ‘해임’

남장현 기자 입력 2020-07-16 22:50수정 2020-07-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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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감독 이임생.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수원 삼성과 이임생 감독(49)이 결별했다.

K리그 소식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은 16일 “이 감독이 수원과 이별하기로 했다. 오늘 구단 면담을 했고, 공식 발표가 내일(17일)쯤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을 거쳐 2018년 12월 수원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은 이로써
1년 반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표면적인 사유는 성적 부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뒤늦게 개막한 올 시즌 K리그1에서 수원은 2승4무5패(승점 10)로 10위에 내려앉아있다.

그런데 문제는 매끄럽지 않은 이별 방식이다. 이 감독의 측근들에 따르면 이 감독은 수원 구단으로부터 상호 협의에 따른 자진사퇴 형식을 취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이 감독은 계약기간을 채우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구단과의 미팅이 잡혔고, 이날(16일) 결별에 이르렀다. 결국 자진사퇴는 수원 구단이 일방적으로 원하는 포장일 뿐, 사실상 해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수원 내부 소식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수원은 채우지 못한 잔여임기에 대한 보상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감독은 짧은 임기 내내 외로운 길을 걸어왔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구단의 지원은 사실상 전무했다. 원하는 선수는 영입이 이뤄지지 못했고, 항상 구단이 가져온 플랜에 따라 선수단 구성이 이뤄졌다. 현재 상황에선 어떤 감독이 지휘봉을 잡더라도 결국은 이 감독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FA컵을 거머쥐고도 이 감독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했다. 외부의 모두가 한결같이 “수원에 투자가 필요하다”를 외쳤고 이 감독과 주장 염기훈 등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뚜렷한 비전을 요구했지만 구단은 전혀 응답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많은 선수들이 이탈했다. 올해 초에는 중앙수비수 구자룡이 전북 현대로 떠났고, 여름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팀 내 유일한 국가대표인 왼쪽 풀백 홍철이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놀랍게도 최근에는 구단 관계자가 차기 감독 후보자를 물색하고 접촉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몇몇 지도자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물론 이 때마다 구단은 ‘사실무근’을 외치고 있으나 이미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축구계에 나돌고 있다.

수원은 그간 역대 사령탑들의 계약기간을 보장하는 것을 자랑으로 삼아왔다. 서로 간의 신뢰를 그만큼 중시했다. 그러나 이 감독과 매끄럽지 않은 결별로 인해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자랑거리마저 사라지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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