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잔치 타선 대폭발속 우두커니 빛난 KT 전유수의 2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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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1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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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유수. 스포츠동아DB
KT 전유수. 스포츠동아DB
2020시즌을 앞두고 짜뒀던 플랜A, B, C가 모두 어그러진 상황. 어떻게든 수습해 기반을 다시 다지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퍼즐 한두 조각이 필요했다. 전유수(34·KT 위즈)가 깔끔하게 처리한 2이닝은 그래서 값졌다.

KT는 10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타선이 장단 13안타로 대폭발하며 각종 기록을 썼다. 시즌 4호 선발전원안타에 세 번째 연속타자 홈런(7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강백호)을 썼다. 이 홈런으로 로하스는 시즌 20홈런 고지에 선착했으며 강백호는 통산 54호포로 만21세 이하 최다홈런 공동 2위(이승엽, 1위 김태균)에 올랐다.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KBO리그 최다 115구를 던지며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2패)째를 챙겼다. 결정구를 노리고 들어온 삼성 타자들에게 수차례 커트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떻게든 버티며 외국인 선수로서 제몫을 다했다.

8-1로 앞선 7회초. 사실 7점차 리드는 추격조가 손쉽게 버텨줘야 하는, 넉넉한 상황이다. 하지만 KT는 올 시즌 바로 이 대목에서 꼬였다. 클로저 이대은부터 시작된 불펜의 연쇄붕괴는 추격조 자원의 실종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주권, 유원상 등 필승조 선수들이 1~2점차 뒤진 추격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올랐다.

재정비가 시급했고 최근 조현우, 이보근이 어느 정도 버텨주며 불펜에도 숨통이 트였다. 이강철 감독은 “이제 한두 명만 더 추가된다면 불펜을 꾸려가기 쉬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유수가 바로 그 선수였다. 지난해 62경기에서 66.1이닝을 던지며 3승1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ERA) 3.39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9일까지 13경기서 12이닝 ERA 7.50으로 고전했다. 넉넉히 앞선 상황, 혹은 2~3점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닝을 소화했던 마당쇠 전유수의 부진은 KT 벤치로서도 예상 밖이었다.

하지만 전유수는 이날 지난해 좋았을 때 모습과 가까워졌음을 증명했다. 선두 박해민과 후속 김호재를 범타 처리한 뒤 타일러 살라디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지찬을 잡아내며 첫 이닝을 마쳤다. 8회에는 최영진~이성곤~김동엽 등 ‘한 방’이 있는 타자들 상대로 삼진 하나를 곁들이며 깔끔하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투심을 앞세운 땅볼 유도가 힘을 발휘했다. KT 관계자는 “속구 구속이 많이 올랐고 구위 자체도 좋아졌다”며 기대를 보냈다.

7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2이닝을 깔끔히 막아주는 것. 어느 팀에겐 쉬운 상황일 수 있지만 그동안 KT에겐 아니었다. 때문에 전유수가 이날 던진 2이닝은 값어치가 충분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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