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나이순이 아니죠” 당당 18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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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오픈 아깝게 2위 김주형
“5m 이글 퍼트 땐 온힘 다했는데… 연장서 1.5m 놓쳐 진한 아쉬움
KPGA 최연소 우승 타이틀 욕심”

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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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기다린 기회가 왔는데…. 한순간의 퍼팅으로 그 기회(우승)가 날아가 아쉬웠어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강렬하게 데뷔했지만 우승 문턱에서 돌아선 김주형(18)의 목소리에서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2018년 6월 16세 나이로 프로에 데뷔한 뒤 아시안투어를 주 무대로 뛰는 그는 5일 경남 창원의 아라미르 골프앤드리조트(파72)에서 끝난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전날 3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치며 선두로 올라서는 ‘몰아치기 능력’과 선두에게 2타 뒤진 공동 3위였던 4라운드 18번홀(파5)에서 5m짜리 이글 퍼팅을 성공시켜 연장전에 들어가는 ‘승부사 기질’로 챔피언 못지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일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선두와의 타수 차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18번홀에 들어갔다.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었고, 온 힘을 실어 퍼팅을 했다”고 말했다.

연장(18번홀)에서 김주형은 1.5m짜리 버디 퍼팅을 놓쳐 3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이지훈(34)에게 우승을 내줬다. 김주형은 “정말 아쉬웠다. ‘퍼팅이 여기서 또 말썽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시안투어에서 톱10 3회(우승 1회)를 기록하며 실력이 급격히 상승한 김주형은 삼촌 또는 아버지뻘 되는 프로들과 경쟁하면서도 주눅 들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지녔다. 김주형은 “필드 위에서 나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남들보다 어리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모두가 똑같은 경쟁자라고 생각하며 경기에 나선다”고 말했다.

아시안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상태. 현재 세계 113위인 김주형은 투어 입회 선수 중 세계 300위 이내 선수에게 출전권을 주는 코리안투어 규정 등에 따라 당분간 국내 무대에서 뛸 계획이다.

그의 목표는 코리안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 현재 이 부문 기록은 2011년 NH농협 오픈 챔피언 이상희(28)가 세운 19세 6개월 10일이다. 1998년 한국오픈에서 17세 2개월 20일의 나이로 우승한 김대섭(39)이 코리안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 보유자지만 김대섭은 당시 아마추어 신분이었다. 김주형은 “최연소 우승은 가지고 싶은 타이틀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9일 개막하는 군산CC오픈에 출전하는 김주형은 인터뷰 날에도 오전 6시에 눈을 뜨자마자 연습장을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180cm, 100kg인 그는 비거리 향상을 위해 웨이트트레이닝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다. 김주형은 “아침에 일어나서도 연장전 상황이 계속 떠올라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군산CC오픈에서는 퍼팅 등을 보완해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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