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구 반발력이 낮아져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졌던 지난해 프로야구에서는 경기당 1.41개의 홈런이 나왔다. 올해는 홈런이 부쩍 늘었다. 24일 현재 구단마다 40여 경기를 치른 가운데 경기당 1.97개의 홈런이 나왔다. 홈런왕을 둘러싼 거포들의 자존심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날까지 가장 앞서 있는 건 KT 외국인 타자 로하스(30)다. 6월 들어서만 8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14홈런으로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14홈런 중 절반(7개)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나왔을 정도로 영양가도 풍부하다.
올해로 KBO리그 4년 차를 맞은 로하스는 전문가들로부터 “교과서 같다”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이상적인 스윙을 가졌다. 특히 시즌을 앞두고는 몸쪽 빠른 공 대처 훈련에 집중했다. 김강 KT 타격코치는 “(스위치 타자인) 로하스가 어느 타석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상대의 볼 배합도 달라진다. 몸쪽 패스트볼에 준비가 되어 있으면 슬라이더나 스플리터 같은 변화구가 들어와도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몸쪽 빠른 공 훈련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LG의 ‘복덩이’ 라모스(26)가 홈런 13개로 로하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올 시즌 새로 LG 유니폼을 입은 라모스는 지난달에만 10홈런을 치는 등 한때 홈런 선두를 달렸다. 다만 6월 들어 3홈런으로 페이스가 주춤하다. 높은 공에 약점을 드러내면서 최근 삼진 개수가 늘어나고 있다. 4위 KIA 터커(30)도 11홈런으로 페이스가 좋다. 지난해 5월 대체선수로 투입돼 기록했던 9홈런을 벌써 넘어섰다.
토종 거포들의 추격도 매섭다. NC 나성범(31)이 국내 타자 중 가장 많은 12개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23경기 출전에 그쳤던 나성범은 부상 공백 없이 팀 홈런 선두(60개) NC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메이저리그 MVP 출신 크리스천 옐리치의 부드럽고 간결한 스윙을 연구하며 효과를 보고 있다.
키움 박병호(34)와 KT 강백호(21)는 10홈런으로 공동 5위에 오르며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드러내고 있다. 타격 부진 및 허리 통증 등으로 이달 잠시 2군에 다녀온 박병호는 복귀 뒤 23일 LG전에서 2홈런을 치는 등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초반 방망이 끝이 앞을 향하는 안 좋은 습관이 보였는데 2군에 다녀오면서 좋을 때 폼을 되찾았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백호도 타구에 백스핀을 거는 훈련으로 뜬공 비율을 높이면서 홈런이 늘었다.
한편 24일 잠실, 수원, 인천,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4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가운데 유일하게 대구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삼성이 9회말 이학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한화에 3-2로 역전승했다. 이날 연기된 경기는 25일 더블헤더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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