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 타율·타점 1위’ KT 배정대, 이강철 결단의 믿을 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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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정대. 스포츠동아DB
KT 배정대. 스포츠동아DB
아무리 좋은 계책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악수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배정대(25·KT 위즈)의 청백전 맹타는 이강철 감독의 결단을 빛내고 있다. 강백호(21)의 1루수 기용을 검토 중인 이 감독에게 배정대의 활약은 비로소 찾은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KT는 16일까지 자체 청백전 14경기를 소화하며 21일부터 시작되는 팀간 연습경기 실전 모드로 전환했다. 팀간 연습경기 휴식일인 26일 한 차례 더 청백전을 소화할 예정이지만 6이닝 안팎의 감각유지 차원 성격으로 옥석 가리기는 이미 마무리 단계다.

야수 가운데 가장 빛난 건 중견수 배정대다. 14경기에 전부 출장해 타율 0.500(40타수 20안타), 1홈런, 9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경기 출장과 안타, 타점, 도루 모두 팀 내 1위로 KT 타자 중 가장 뜨거웠다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선구안도 6삼진/5볼넷으로 어느 정도 극복했다. 같은 팀 투수를 상대한 청백전이기는 해도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수치다.

배정대에게 2020시즌은 분기점이다. 이 감독은 멜 로하스 주니어~배정대~김민혁으로 이어지는 외야진을 구상 중이다. 지난해 66경기 출장이 커리어 최다였던 배정대의 풀타임 중견수 기용을 고민 중인 것은 수비력 때문이다. 배정대는 2014년 LG 트윈스 지명 직후부터 ‘수비만큼은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군 통산 211경기 타율 0.180, 66삼진/12볼넷에 그쳤던 타격이 문제였다. 올해는 다르다. 스스로도 “야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열심히 겨울을 보냈다”고 자부할 만큼 몸만들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 땀은 타구속도 10㎞ 상승이라는 데이터가 증명한다.

배정대가 중견수로 자리를 잡으면 지난해 외야수로 활약했던 강백호가 1루수로 가게 된다. KT의 지난해 1루수 wRC+(조정득점생산)는 70.8(8위)에 불과했다. 리그 평균보다 30% 적은 공격 생산으로 팀 내 최대 약점이다. 그 자리를 wRC+ 157.4(규정타석 타자 4위)를 기록한 강백호가 채운다면, 리그 최상위급 타자가 팀 내 최대 약점을 메우는 셈이다.

배정대의 도약이 없었다면 이 감독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뻔했다. 하지만 배정대는 자신을 믿어준 감독에게 부응할 준비를 마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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