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구자욱처럼, 삼성 이성규도 알 깨트리고 나올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2일 07시 30분


삼성 이성규. 스포츠동아DB
삼성 이성규. 스포츠동아DB
2015 시즌 KBO리그 신인왕은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27)이었다. 1군 데뷔 첫 시즌부터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기대에 부응했고, 지금은 삼성 타선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자원으로 거듭났다.

준비과정이 순조로웠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이던 2013~2014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격의 달인으로 통했다. 2013 시즌 88경기 타율 0.301, 6홈런, 45타점, 출루율 0.391을 기록했고, 2014 시즌에는 75경기 타율 0.357, 3홈런, 48타점, 출루율 0.447을 기록하며 남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덕분에 1군에서도 자기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다.

올 시즌에도 5년 전 구자욱과 같은 과정을 밟으며 기대를 모으는 타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거포 기대주’ 이성규(27)다. 경찰야구단(경찰청) 소속이던 2018 시즌 4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는 등 31개의 아치를 그리며 북부리그 홈런왕에 올랐을 때부터 팬들의 기대치를 잔뜩 끌어올렸다. 지난해 1군 16경기에서도 2홈런을 기록했는데, 시원하게 뻗는 타구의 호쾌함에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이미 1군 경험을 한 것만 제외하면, 구자욱의 2015 시즌 직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구자욱은 공격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없었다. 지금은 외야수로 자리 잡았지만 그때는 1루수(590.2이닝)와 우익수(143이닝), 3루수(58이닝), 중견수(53.2이닝), 좌익수(19이닝)를 오갔다. 수비의 불확실성을 공격으로 상쇄한 케이스다.

이성규도 그렇다. 경찰청에선 주로 유격수로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수비만 놓고 보면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유격수(38이닝)와 3루수(36이닝), 2루수(8이닝)를 오가며 불안요소를 노출했다. 당시 코칭스태프도 “수비가 다소 거친 면이 있다”고 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이성규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그를 다양한 포지션에 배치하며 가능성을 점검했다. 타격면에서 큰 매력을 지니고 있어서다. 5년 전 구자욱처럼, 타선에서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삼성은 엄청난 동력을 얻게 된다. 이성규가 오랜 기다림 끝에 알을 깨트릴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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