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前올림픽위원장 “IOC 계약보다 인간 삶이 더 가치”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0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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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루치 前위원장, 도쿄올림픽 반대 의견 피력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20 도쿄올림픽 강행 방침에 이탈리아 체육계 거물인 지아니 페트루치 전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페트루치 전 위원장은 20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올림픽을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림픽이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의사소통상 큰 실수”라고 말했다.

페트루치 전 위원장의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도 최근 IOC에서 흘러나오는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 기류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최근 독일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예정대로 7월24일 개회식을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중단 요청시 방침에 따른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현재 IOC는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를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흔들리는 정치적 입지를 올림픽을 통해 타개하려는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연일 장밋빛 발언으로 전 세계에 자신들의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국가 정상들과 직접 대회에 임할 선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현 상황에서 도쿄올림픽 개최는 무모하다는 것이다. 페트루치 전 위원장도 반대파 중 한 명이다.

“이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전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페트루치 전 위원장은 “나는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과 보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그런 것들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림픽 개최로 파생되는 이익을 놓치지 않으려는 IOC와 개최국 일본의 처지는 이해하지만,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진만큼 정상 개최를 포기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페트루치 전 위원장은 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말하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라면서 “IOC를 공격하고 싶지는 않다. 그곳에는 내가 아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현실주의자다. 지금 의료계 뉴스들을 봐라”고 강조했다.

다만 페트루치 전 위원장은 ‘대회 연기와 취소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말할 사람은 내가 아니다. 그들(IOC)이 이 문제를 말해야 한다”고 답변을 피했다.

유럽수영연맹과 이탈리아수영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파울로 바렐리는 4월 중순을 정상 개최의 마지노선으로 봤다.

그는 “현재 많은 이들이 이상적인 조건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이런 상황이 4월까지 지속된다면 올림픽에 대해 논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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