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10승 투수” 한화 꿈이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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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명 이후 4년 연속 명맥 끊겨… 흑역사 지우려 선수 보강에 심혈
롯데서 우완 장시환 트레이드
‘완성형 가깝다’ 평가받는 남지민, 이승엽이 극찬한 강속구 한승주
신인답지 않은 투구로 기대 높여

장시환
한용덕 감독이 부임한 지난 2년 동안 프로야구 한화의 성적은 롤러코스터 같았다. 2018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지만 지난해엔 9위로 곤두박질쳤다.

야구는 투수 놀음인데 확실한 토종 선발의 부재가 컸다. 2018년에는 철벽에 가까운 불펜이 마운드의 약점을 메웠지만 이듬해 불펜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2015년 안영명(11승) 이후 한화는 4년 연속 토종 10승 투수의 명맥이 끊겼다. 10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긴 암흑터널을 지나고 있다.

올 시즌 한화의 염원인 가을 야구 진출의 키를 쥐고 있는 건 역시 토종 선발이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원투펀치 서폴드와 채드벨이 동반 10승을 거뒀다. 이들과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기에 확실한 토종 선발만 뒤를 받친다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

‘흑역사’를 끊기 위해 스토브리그에 선발 자원 보강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였다. 지난 시즌 롯데에서 선발로 팀 내 최다승(6승)을 거둔 오른손 투수 장시환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북일고(천안) 출신으로 프로 데뷔 13년 만에 고향 팀에서 뛰게 된 장시환은 수비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10승을 거둘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시환은 “겨울에 체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올해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 정규 이닝(144이닝)을 넘겠다”고 말했다.

신인 투수들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산정보고에서 활약한 남지민(2차 1순위)과 부산고 에이스 한승주(2차 2순위)가 기대주들이다. 182cm에 94kg의 당당한 체구로 “신인 중 가장 완성형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는 남지민은 시속 140km대 중후반의 강속구에 스플리터 등 새 구종을 장착하며 진화 중이다. 자체 청백전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남지민은 3일 일본 독립야구팀과의 연습경기에서도 3이닝 1실점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남지민은 “부상 없이 선발 한 자리를 꿰차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승엽 KBO 홍보위원으로부터 “구위가 신인 같지 않다”는 극찬을 받은 한승주도 진가를 선보이고 있다. 키(184cm)에 비해 다소 말랐던(82kg) 그는 프로 입단 후 근육량만 3kg 늘리며 구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달 17일 청백전서부터 2일 연습경기까지 6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개인 훈련도 독하게 한다. 기복을 줄인다면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차 지명 투수 신지후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귀국해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신예들의 돌풍은 장민재, 김이환 등 기존에 선발 자원으로 뛰던 ‘박힌 돌’들에게도 적잖은 자극이 되고 있다. 치열한 선발 경쟁은 독수리 마운드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화#한용덕#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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