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프로농구 외인 ‘자진퇴출’, 시즌 중단 고려?

부산 KT 바이런 멀린스(왼쪽)-고양 오리온 보리스 사보비치. 사진제공｜KBL·스포츠동아DB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부산 KT 알렌 더햄(32·198㎝)이 스스로 퇴단을 결정하고 27일 미국으로 떠난 가운데 더행의 결정이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게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햄의 팀 동료인 바이런 멀린스(31·213㎝), 고양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33·208㎝)까지 한국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각 소속팀에 전달했다.

사보비치는 26일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홈경기에 승리(68-64) 후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 바 있다. 결국 사보비치는 27일 오전 구단과 장시간의 면담시간을 가졌다. 오리온은 설득하려 했지만, 세르비아로 돌아가겠다는 사보비치의 의지가 너무 확고했다. 사보비치의 경우,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어 더 코로나19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멀린스도 27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수원에 위치한 구단체육관에서 서울로 출발하기 직전 “경기를 뛸 수 없다”는 뜻을 코칭스태프에 전한 뒤 이동하지 않았다. 결국 KT는 결국 외인 없이 SK전에 임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멀린스 역시 빠른 시일 안에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남자프로농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A매치 휴식기 이후 무관중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이틀 만에 3명의 외국인 선수가 자진퇴출을 결정하면서 리그 연기까지 고려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25일 끝난 이사회에서 리그 연기를 언급한 단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L은 “일단 각 구단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각 구단과 논의를 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