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감독의 약속 “마지막 경기까지 함께 한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7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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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기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겠다.”

투병 중인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의 약속이다.

인천과 수원 삼성은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 35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이는 컨디션 난조에도 선수단 지휘에 나선 유 감독이었다.

최초 유 감독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것은 지난 19일 성남FC전 직후였다. 1-0 승리를 거둔 선수들과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은 평소 답지 않게 많은 눈물을 흘렸다. 승리의 기쁨을 훌쩍 넘어선 감정 표현에 여러 추측이 제기됐다.

이를 기점으로 ‘유 감독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각종 소문이 불거지자 인천은 전달수 대표이사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유 감독이 황달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현재 정밀 검사를 앞둔 상태”라고 공식 발표했다.

입원 치료를 받은 유 감독은 이날 벤치로 돌아왔다. 구단에서는 “건강이 우선”이라며 만류했지만 선수들이 눈에 밟혔던 유 감독은 “그럴 수 없다”며 복귀를 택했다.

인천은 1-1 무승부로 값진 승점 1을 획득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0-1로 끌려가던 인천은 명준재의 극적인 동점골로 패배를 면했다. 덕분에 승점 30(5승15무16패)으로 잔류권인 10위를 사수했다.

유 감독은 “(승점) 3점 같은 1점을 가져왔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고맙다. 칭찬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완전치 않은 컨디션에도 유 감독은 마지막까지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은 젖 먹던 힘까지 쏟는 것으로 화답했다. 수원 이임생 감독이 “유상철 감독을 위해 인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은 것 같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인천 선수들의 투지는 단연 돋보였다.

유 감독은 “미팅 때 선수들에게 ‘우리에게는 분명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고 했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선수들도 충분히 느낄 것”이라면서 “선수들이 서로 믿고 배려해준 것이 오늘 좋은 결과로 나왔다. 그런 부분만 보면 단단해지고 있다.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또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수원이 홈에서 우리에게 졌기에 준비를 잘한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해준 것에 만족한다. 분위기 자체가 나쁘지 않다”고 보탰다.

인천 팬들은 그라운드 곳곳에 유 감독을 위한 플래카드를 내걸고 쾌유를 기원했다. 전반 6분에는 유 감독에게 1분 간 기립 박수를 보냈다. ‘6’은 유 감독이 현역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와 같다. 원정 온 수원팬들도 잠시 응원을 멈추고 박수 행렬에 가담했다. 이때만큼은 경기장에 모인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경기 전 유 감독과 만나 함께 울었다던 이 감독은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서도 눈물을 보였다. 이 감독은 “마지막 희망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이를 전해들은 유 감독은 오히려 담담했다. “임생이가 나랑 친구인데 감수성이 좀 남다르다”며 웃은 유 감독은 “덩치는 큰데 여리다. 친구를 걱정해주면서 감정이 많아진 것 같다.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확신에 찬 어조로 답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과 마지막 경기까지 함께 할 것”이라면서 변함없이 벤치에 앉겠다고 약속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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