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우승 놓친 염경엽 SK 감독, 반복된 가을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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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일 2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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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 © News1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 © News1
4개월여간 줄곧 1위를 달리던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염경엽 감독은 또 한 번 ‘가을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SK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두산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준우승이 확정됐다. 두산이 NC를 6-5로 꺾으면서 SK와 두산이 88승1무55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선 두산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SK는 지난 5월30일 선두에 올라선 이후 단 한 번도 1위를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8월7일에는 KBO리그 역대 4번째 최소경기(106경기)로 70승에 선착하기도 했다. 하지만 8~9월 하락세를 타며 결국 우승에 실패했다.

두산은 SK의 상승 동력이 꺼진 틈을 타 역대 최다경기 차(9경기) 역전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써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2위 SK에 14.5경기 차 앞선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고도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넘겨줬던 빚도 깨끗히 갚았다.

감독으로서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노리던 염 감독은 또 한 번 가을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염 감독은 SK 지휘봉을 잡기 전 2013~2016년까지 4시즌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사령탑을 맡았으나 가을마다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감독 커리어 첫 해인 2013년, 염 감독은 넥센을 구단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면서 시즌 막바지까지 LG 트윈스와 2위 싸움을 벌였다.

2, 3위를 오가던 넥센은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2위를 지키다가 시즌 최종일에 한화 이글스에 덜미가 잡혀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다.

2014년도 아쉬웠다. 정규시즌 막판 파죽의 6연승을 질주했으나 선두 삼성에 반 경기 차 뒤진 2위에 머문 것. 결국 넥센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의 벽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5년에는 시즌 끝무렵까지 줄곧 3위 자리를 지키다가 결국 막바지에 이르러 맹추격하던 두산에 3위를 내주고 말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에 패해 탈락했다.

염 감독은 넥센을 이끌었던 4시즌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통틀어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래도 4년 내내 팀을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2014년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2016시즌을 마친 뒤 넥센 감독 자리에서 내려온 염 감독은 2017년 SK의 단장으로 변신, 지난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원했다. 감독 출신 단장의 최초 우승 기록이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노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이유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염 감독은 SK의 사령탑에 올랐다. 3년만의 감독 복귀.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내부 FA였던 최정과 이재원이 모두 잔류하면서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여기에 염 감독 특유의 관리·데이터 야구가 빛을 발하며 선두를 질주했다. SK의 우승을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는 스포츠 격언처럼 믿기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SK에게는 비극, 두산에게는 기적같은 일이었다. 염 감독의 가을 악몽도 계속됐다. 염 감독과 SK로선 지난해처럼 한국시리즈 업셋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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