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없이도 강한 한동민, 대체 출전에서 ‘미스터 올스타’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7월 21일 22시 32분


코멘트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드림올스타가 9-7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MVP에 선정된 드림올스타 한동민이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 옆에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드림올스타가 9-7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MVP에 선정된 드림올스타 한동민이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 옆에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한동민(30·SK 와이번스)은 홈런 없이도 강했다. 두 번째로 출전한 별들의 축제서 당당히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했다.

결정적인 ‘한 방’ 대신 영양가 높은 2루타를 택했다. 한동민은 2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올스타전서 2루타 4개를 몰아쳐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 2루타 신기록을 쓴 한동민은 생애 첫 미스터 올스타 타이틀을 거머쥐는 겹경사를 누렸다. 기자단 전체 투표 42표 가운데 35표가 한동민을 향했고,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6표, 김현수(LG 트윈스)가 1표를 얻었다.

강렬한 홈런 없이도 한동민은 축제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날 5타수 4안타로 5타점 2득점을 쓸어 담으며 해결사의 면모를 마음껏 과시했다. 한동민의 맹타를 앞세워 드림올스타는 9-7 승리를 거두고 올스타 통산 28승을 마크했다. 15승을 거둔 나눔 올스타에 절대우위를 이어갔다.

연신 시원시원한 타구를 뽑아냈다. 첫 타석부터 2루타로 시동을 건 한동민은 이날 자신이 생산한 4안타를 죄다 2루타로 장식했다. 더욱이 1·4·6·9회 뽑은 2루타는 모두 결정적인 순간을 장식했다. 그중 9회 나온 2루타가 백미였다. 6회까지 6-2 리드에 앞장섰던 한동민은 MVP로 성큼 다가섰으나 7회 나눔올스타 김현수가 역전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분위기가 넘어갔다. 한동민은 자신의 마지막 타석에서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6-7로 추격하던 9회 1사 1·2루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고우석(LG)을 공략해 2타점 역전 2루타를 뽑았다. 단숨에 스코어를 바꿔놓은 한동민은 이학주(삼성 라이온즈)의 우전 안타 때 홈까지 밟은 뒤 뜨겁게 환호했다.

사실 MVP 등극에 대한 기대는 하지 못했다. 큼직한 한 방으로 깊은 인상을 남겨야 MVP 수상이 유력한 올스타 무대 특성상 한동민은 큰 욕심을 갖지 않았다. 지난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41홈런을 터트렸지만 올 시즌 반발계수가 하향 조정된 공인구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어 전반기 10홈런으로 성적이 크게 줄어든 까닭이다.

더욱이 베스트 12에 선정돼 올스타 무대를 밟은 팀 동료들과 달리 한동민은 부상을 입어 출전이 불발된 구자욱의 대체 선수로 축제에 초대됐다. 경기 전 한동민은 “내가 MVP를 어떻게 받느냐”며 “그저 재미있게 열심히 하는 것이 나의 도리”라고 했다. 하지만 2018시즌 한국시리즈 MVP 타이틀을 경험한 한동민의 최고를 향한 본능은 쉽사리 감출 수 없었다.

한동민의 MVP 등극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것은 부모님의 구장 방문이었다. 부산에서 지내는 부모님이 평소 자주 만날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아들의 두 번째 올스타전 출전을 직접 지켜봤다. 하지만 올해 초 태어난 첫째 딸과 아내는 궂은 날씨로 인해 함께하지 못했다. 한동민은 “다음 올스타전에는 베스트 12든 감독 추천이든 아이와 함께 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소망했다.

창원|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